I. 서론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는 매일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세상에 남기고 있다. 현 시대 인간의 모든 행동은 데이터로 축적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품추천서비스를 개발한 아마존(Amazon)은 플랫폼에 남겨진 모든 흔적을 기록하고 분석하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끊임없이 제공해왔다. 아마존이 소비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상품추천서비스를 개발한 이후로 디지털 플랫폼 업계에서 추천서비스는 공식처럼 확산되었으며 정보의 탐색 방식은 점차 검색에서 발견으로 진화하게 되었다. 이처럼 추천시스템의 알고리즘이 점차 정교하게 발전하면서, 추천서비스는 일상 속에서 소비자의 의사결정 및 행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CEO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는 현재 전체 이커머스의 매출 중 30%가 추천에 의해 발생하고 있으며 향후 전체 소비자의 80%가 추천된 상품을 구입할 것으로 예측했다(Joao-Pierre 2020). 결과적으로 추천서비스가 이커머스 플랫폼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추천서비스의 언어적 요소인 추천메시지는 일종의 설득메시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메시지를 통한 설득의 효과는 수용자의 특성에 부합하는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Hornikx and O'Keefe 2009). 사람들은 소비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려고 하기 때문에(Belk 1988), 소비상황에서 메시지의 설득 효과는 소비자 내부적 요인인 자기해석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메시지 수용자의 자기해석이 광고소구와 일치할 때, 일치하지 않을 때에 비해 광고효과는 더욱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Han and Shavitt 1994; Wang and Mowen 1997; Zhang 2009). 구체적으로 독립적 자기해석 참가자들은 집단지향적 가치를 강조하는 메시지보다 개인지향적 가치를 강조하는 메시지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광고 태도와 브랜드 태도를 보였다. 반면 상호의존적 자기해석의 참가자들은 집단지향적 가치(vs. 개인지향적 가치)를 강조하는 광고 메시지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Zhang and Gelb 1996).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추천메시지의 유형과 자아해석이 일치할 때 제품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유발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앞선 결과와는 반대로 자기해석과 메시지 유형이 일치하지 않을 때, 소비자의 반응이 더 호의적이었다고 보고하는 연구들도 존재한다. 이는 독립적 자기해석 성향의 사람들도 때로는 개인지향적 가치를 강조하는 메시지보다는 집단지향적 가치를 강조하는 메시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Aaker and Williams 1998; Shavitt, Nelson, and Yuan 1997). Aaker와 Williams(1998)는 실험참가자들에게 자기(self-referencing) 혹은 타인(other-referencing)을 점화시킨 뒤 광고에 대한 태도를 평가하도록 하였다. 이는 실험참가자가 가지고 있던 자기해석 대신 일시적으로 반대되는 자기해석을 활성화시킨 것인데, 결과적으로 독립적 자기해석 조건에서는 집단중심의 메시지에 대해, 상호의존적 자기해석의 경우 개인 중심의 메시지가 제시되었을 때 광고와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요약하면, 자기해석과 메시지 일치성이 제품 태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시되는 상황과 맥락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뜻한다(Nelson et al. 2006).
이에 본 연구는 자기해석과 메시지의 일치성 효과가 제품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 집중하였으며, 제품이 과시적일 때 이러한 일치성의 긍정적 효과가 두드러질 것이라 예상하였다. 먼저 일치성 효과가 제품평가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과 관련해, 다수의 연구들은 자기해석이 광고소구 혹은 메시지와 일치할 때 대상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형성함을 실증적으로 규명하였다(Wang and Mowen 1997; Zhang 2009; Zhang and Gelb 1996). 반면, 자기해석과 메시지가 일치하지 않을 때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하는 연구들은 자기해석을 일종의 상태(state) 변인으로 간주하고, 자기해석을 일시적으로 점화시킴으로써 반대의 결과를 도출하였다. 이때, 상반된 견해처럼 보이는 위의 연구들은 자기해석을 개인의 고유한 특성(trait) 혹은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상태(state) 변인으로 고려했는가에 따른 차이로 볼 수 있다(Briley and Wyer 2002). 결론적으로 두 견해 모두 자기해석과 메시지가 일치하는 경우 대상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를 형성한다는 것을 시사하며,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자기해석을 특성 차원으로 보고, 자기해석이 추천메시지의 유형과 일치하는 경우 대상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할 것이라 예상하였다. 다음으로 제품의 과시성의 조절적 역할과 관련해 살펴보고자 한다. 메시지의 효과는 소비자의 내부적 요인을 비롯해 다양한 외부적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음이 실증적으로 규명되었다. 특히 Johar와 Sirgy(1991)는 문화가치표현 소구와 기능적 효용 소구의 광고효과는 제품의 과시성에 의해 조절됨을 규명하였다. 또한 소비자는 사적인 제품에 비해 소비상황이 타인에게 노출되는 공적 제품일 때 자신의 자기해석 성향과 일치하는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Ratner and Kahn 2002). 이러한 연구는 자기해석과 메시지의 일치성 효과가 제품 유형에 의해 조절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는 개인의 특성으로써 자기해석과 추천서비스의 언어적 구성요소인 추천메시지의 일치성이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주관적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이러한 일치성의 효과가 제품의 과시성에 따라 조절될 수 있음을 밝힘으로써 추천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적 과정을 구체적으로 탐색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고찰 및 가설설정
자기해석(self-construal)이란 자신과 외부 대상의 관계에 대한 인식의 틀로써 자신을 독립된 존재로 인식하는지 혹은 타인과 관련된 존재로 인식하는지에 대한 개인의 심리적 성향이다(Markus and Kitayama 1991; Singelis, Bond, and Sharkey 1999). 이는 독립적 자기해석과 상호의존적 자기해석으로 구분할 수 있다. 독립적 자기해석(independent self-construal)은 타인과의 개별성에 의하여 형성되며 이러한 성향을 가진 사람은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존재로 인식한다. 또한 이들은 타인과는 다른 독특성을 추구하며 ‘나’라는 관점에서 사고하는 경향이 있다. 한편, 상호의존적 자기해석(interdependent self- construal)은 타인과의 연계성에 의해서 형성되며 이러한 성향의 사람은 자신을 타인과 조화롭고 연계된 존재로 인식한다. 이들은 다른 사람의 의견과 생각에 주목하며 ‘우리’라는 관점에서 사고하는 경향이 있다(Markus and Kitayama 1991; Singelis 1994; Triandis 1989). 이러한 자기해석에 대해, 하나의 개인은 동시에 두 유형의 자기해석 경향을 가지고 있으며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서 특정 자기해석이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질 수 있다(Aaker and Lee 2001). 또한 자기해석은 문화적 특징이 반영된 자기 견해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특성(trait) 변인이기도 하지만 상황의 영향에 따라 점화될 수 있는 상태(state) 변인이기도 하다(Briley and Wyer 2002).
이러한 자기해석의 두 유형(독립적 vs. 상호의존적)은 정보처리, 광고메시지 및 마케팅 자극에 대해 차별적인 영향을 미친다. 먼저, 자기해석 유형에 따라 정보처리 및 의사결정 방식에 차이를 보인다. 구체적으로 독립적 자기해석은 정서 우위 선택을 하고 감정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하는 반면, 상호의존적 자기해석은 인지 우위 선택을 보이며 이성적 추론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Hong and Chang 2015). 또한 자기해석은 메시지 특성에 따라서 다른 결과를 보이는데, 광고 초점 정서를 자아/타인으로 구분하고 광고의 맥락을 사적/공적으로 구분한 연구에서 상호의존적 자기해석은 공적 상황에서 더 호의적인 광고태도를 보인 반면, 독립적 자기해석은 자아초점 정서에서 더 호의적인 광고태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양윤, 김민재 2010). 다음으로 마케팅 자극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자기해석 유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Aaker and Williams 1998; Jain, Desai, and Mao 2007; Mandel 2003), 특히 마케팅 광고 맥락에서 제시된 메시지의 경우 고유의 신념 또는 가치의 일치 여부에 따라 메시지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가 다를 수 있다(Han and Shavitt 1994; Wang et al. 2000; Zhang and Gelb 1996). 이때 자신과 연관된 다양한 정보처리 및 특정 상황에서 자신의 행동을 조직하고 설명하는 인지구조를 자기도식이라고 한다. 자기도식(self-schema)은 특정 유형의 반복된 경험이나 정보에 의해 점차적으로 강화될 수 있으며, 모순되는 정보나 외부 자극에 대한 저항을 유발하기 때문에 인간은 자신에 대한 신념이나 정보와 일치하는 정보에 더 잘 주목하며 이러한 해석의 틀과 일치하는 정보를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Markus 1977).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은 고유의 신념 또는 가치와 일치하는 메시지에 대해 더 호의적으로 평가한다. 다수의 선행연구는 마케팅과 광고자극에서 자기도식과 일치하거나 자신과 관련된 메시지 및 서비스가 제시되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소비자에게 더 효과적이고 긍정적인 인식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혔다(Hong and Zinkhan 1995; Tam and Ho 2006). 또한 웹 콘텐츠의 개인화 된 배너가 자신과 관련된 정보일 때 소비자들의 정보 입력과 회상이 더 빠르게 나타났으며 해당 배너를 통해 제시된 상품을 더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Tam and Ho 2006). 결과적으로 자기해석은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와 관련된 자기도식의 구조(Lee, Aaker, and Gardner 2000)이기 때문에 소비자는 자기해석 유형과 일치하는 메시지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Chang(2009)은 개인을 강조한 금연메시지의 경우 독립적 자기해석이 강한 소비자에게, 다른 사람들을 강조한 금연메시지는 상호의존적 자기해석이 강한 소비자에게 더 효과적임을 규명하였다. 덧붙여 광고 맥락에서 자기해석과 광고 메시지의 자기해석 유형이 일치할 때(vs. 일치하지 않을 때) 광고에 대한 태도가 보다 긍정적임을 알 수 있다(우석봉, 이성수 2012). 결과를 요약하면, 소비자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정보나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가 제시되었을 때 이를 빠르게 인식하고 거부감 없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온라인 쇼핑상황에서 추천서비스는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사용자에게 적절한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Resnick and Varian 1997)로,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소요하는 시간과 노력을 감소시키며 고객의 관심을 가질만한 유용하고 개인화된 정보들을 신속하게 제공하는 특징을 가진다(박윤주 2016). 이러한 추천서비스는 추천콘텐츠와 추천메시지가 함께 제시되는 형태로 제시되며, 이커머스 환경에서 사용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추천하여 구매 전환을 촉진시키는 동시에 고객 만족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정창모, 원지영, 이한근, 김영찬 2019; Linden, Smith, and York 2003).
현재 이커머스에서 실행되고 있는 추천서비스 방식은 크게 개인화 추천서비스와 비개인화 추천서비스로 분류할 수 있다(박윤주 2016). 비개인화 추천서비스는 가장 단순한 유형의 추천시스템으로 개별 고객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으며 다른 고객들이 평가 및 평균적인 특성을 기반으로 추천하는 방식을 의미한다(Khatwani and Chandak 2016). 이러한 유형의 추천서비스는 이용자의 개인적 선호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고객에게 추천되는 상품이 동일하다는 특징을 가진다. 비개인화 추천서비스에서 주로 사용하는 추천 기법으로는 가장 많이 판매된 인기 상품을 추천하는 베스트셀러 추천이 있다. 기존의 베스트셀러 추천은 지정된 기간 동안 판매된 누적 판매량을 기준으로 상품을 정렬한 후 순위를 매겨 상품을 추천하는 단순하고 직관적인 방식이었으나 최근에는 사용자가 검색한 상품을 구매한 다른 고객들이 함께 많이 구매한 상품 등을 제시하는 식으로 정교화된 베스트셀러 추천이 제공되고 있다(박윤주 2016). 다음으로 개인화 추천서비스는 특정 소비자의 구매이력, 행동패턴, 인구통계학적 특징 등을 고려하여 소비자의 선호 가능성과 구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을 추천하는 시스템이다(방영석, 이동주, 배윤수 2011). 이처럼 많은 기업들은 개인의 구매이력 및 행동패턴 등의 데이터 기반의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비개인화 추천서비스는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주로 추천콘텐츠에 국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추천메시지는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도출된 콘텐츠와 함께 제시되는 메시지를 의미하며, 추천서비스의 메시지 제시방식은 추천서비스의 신뢰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동한다(Wang et al. 2015). 추천서비스가 추천콘텐츠를 제시하는 방법은 이커머스 플랫폼마다 다양하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특정 상품에 대해 탐색할 때 해당 상품과 관련된 추천콘텐츠를 제시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나이키 운동화를 검색하여 특정 상품의 상세페이지를 탐색하는 상황이라면 소비자는 상세페이지의 하단에서 자신이 보고있는 상품과 관련이 있는 추천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제시되는 추천메시지는 추천콘텐츠가 도출된 알고리즘에 의해 결정된다.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활용하고 있는 추천메시지를 살펴보기 위해 이커머스 기업(2019년 매출 기준 상위 5개사: 이베이코리아, 인터파크, 11번가, 티몬, 마켓컬리; 2019년 키워드 트래픽 기준 5개사: SSG닷컴, 쿠팡, W컨셉, 29cm)을 대상으로 조사한 추천메시지에 대한 현황을 정리하면 <표 1>과 같다(단, 중립적 메시지는 제외함). 추천콘텐츠에 제시되는 메시지의 유형 또한 추천서비스의 구분에 따라 개인화 추천과 비개인화 추천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먼저 개인화 추천 메시지는 ‘당신(이름)을 위한 추천’, ‘내가 본 상품’ 혹은 ‘내가 구매한’과 같은 표현에서 알 수 있듯 ‘나’라는 구체적인 대상이 존재하고 메시지의 초점이 타인이 아닌 나, 개인에 한정되어 있다. 반면, 비개인화된 추천 메시지는 ‘Best Seller’, ‘이 제품을 본 사람들이 많이 구매한 상품’ 등의 표현처럼 제품에 대한 의사결정의 기준이 ‘타인’에 맞춰져 있다. 이러한 비추천 추천메시지는 타인이 판단의 기준으로 작동하게끔 유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동일한 추천콘텐츠가 제시되더라도 제공되는 추천메시지의 유형(‘나’에 초점 vs. ‘타인’에 초점)에 따라 제품에 대한 평가 및 실제 구매 행동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개인화 추천 메시지 (내용 기반 추천) | 비개인화 추천 메시지 (판매 기반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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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결과들을 본 연구에 대입하여 살펴본다면, 소비자들은 추천콘텐츠 영역에 함께 제시되는 추천메시지가 자신의 자기해석 성향과 일치할 때, 이에 더욱 주목할 수 있고 추천된 콘텐츠를 더 긍정적으로 인식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즉, 독립적 자기해석은 집단과 자신을 떨어져서 바라보고 자신을 타인과 구분된 존재로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에 초점을 맞춘 메시지보다는 상대적으로 ‘자기 자신’에 초점을 맞춘 메시지에 더 긍정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상호의존적 자기해석은 집단에 자신이 속해있다고 여기며 집단 내부 혹은 집단에 근접하여 자신을 바라보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만 초점을 맞춘 메시지보다 상대적으로 ‘우리’에 초점을 맞춘 메시지에 더 긍정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다음의 가설 1을 도출하였다.
어떤 제품은 사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자기투사와 같은 사회적 의미를 지니지 않지만, 어떤 제품은 공적으로 사용되며 자기투사의 사회적 목적이나 자신의 지위를 타인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Shavitt 1990). 이처럼 제품과 관련된 의사결정 상황에서, 자신의 의사결정이 타인에 의해 평가될 수 있다는 기대 여부에 따라 제품을 공적 제품과 사적 제품으로 구분할 수 있다(Ratner and Kahn 2002). 제품의 카테고리는 제품의 외형,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가치 및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구분되며(Amatulli, Guido, and Nataraajan 2015), 이러한 제품의 특징이나 기능은 광고의 효과를 조절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Johar and Sirgy 1991; Ratner and Kahn 2002).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소비패턴을 바탕으로 그들에 대한 개인적 성향을 추론하는 경향이 있다(Belk, Bahn, and Mayer 1982). 이는 한 개인이 제품을 소유하고 소비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그들을 나타내는 일종의 단서(cue)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Bearden and Rose 1990; Grubb and Grathwohl 1967). 이와 관련해 Veblen(2005)은 소비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인상을 주려는 목적을 보이는 현상을 과시적 소비(conspicuous consumption) 라고 정의하였다. 과시적 소비를 통해 부와 권력을 신호하고 사회적 지위를 달성하고자 하는 욕구는 기능적이고 실용적인 제품보다 대중적으로 눈에 보이는 상품과 서비스의 소비로 이루어진다(Bagwell and Bernheim 1996). 과시적 소비에 대한 최근의 연구는 과시적 소비에 대한 정의를 확장하고 있는데, 과시적 소비의 새로운 정의에 따르면 개인은 특정 제품의 사용을 통하여 소속의 필요성을 충족하거나 혹은 인기를 높이고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타인과는 다른 자신만의 독창성을 추구할 수 있다(Chaudhur and Majumdar 2006; Chen, Yeh, and Wang 2008; Shukla 2008). 또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결정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소비선택과 결정에 영향을 준다(Ariely and Levav 2000; Belk 1988; Calder and Burnkrant 1977).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이 내린 결정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에 대한 인상을 줄 것으로 기대할 때,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결정과 다른 이외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Deutsch and Gerard 1955; Schlenker, Britt, and Pennington 1996).
위의 논의를 종합해보면 제품의 소비를 통해 자신의 가치와 지위 및 독창성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소비가 이루어져야 하며 눈에 보이는 소비는 남들에게 평가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기능적이고 실용적인 제품의 소비는 대중적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나의 선택이 타인에게 평가받게 될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진다. 제품의 사용이 타인에게 드러나는 과시적 제품의 경우, 제품과 관련된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 의해 평가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에 기존의 자기해석 성향의 특성에 더 부합하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 즉, 과시적 제품을 소비할 때 독립적 자기해석의 소비자들은 자신의 개성을 추구하며 ‘자기 자신’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상호의존적 자기해석 소비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생각에 집중하여 ‘타인’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는 제품의 사용이 타인에게 드러나 가치를 표현하는 과시적 제품인지 또는 사용이 드러나지 않는 실용적인 기능의 비과시적 제품인지에 따라 자기해석과 추천메시지 유형 간의 일치성이 제품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예상하였다. 이를 토대로 본 연구의 두 번째 가설은 다음과 같다.
Ⅲ. 실험 연구방법론 및 결과
본 실험에 앞서 실험자극물의 적합성을 검증하기 위해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24명의 성인(평균연령 30.7세, 여성 비율 54.1%)을 대상으로 사전조사를 실시하였다. 먼저 제품의 과시성과 관련해, 참가자에게 제품 사진 7개(스마트폰, 시계, 향수, 샴푸, 비누, 초콜렛, 요거트)를 제시하고 해당 제품의 과시성 정도를 평가하도록 요청했다(Gierl and Huettl 2010). 이때 소비자가 지각하는 제품의 과시성이 브랜드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브랜드명을 비롯해 브랜드를 유추할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은 제외하였다. 다음으로 제품의 과시성은 제품의 가시성(category visibility), 지위 표현 능력(product's ability to express status), 독창성 표현 능력(product's ability to express uniqueness)에 해당하는 3개의 문항(이 제품은 눈에 띄는 편이다, 나는 이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경제적 여유로움을 보여줄 수 있다, 나는 이 제품의 사용함으로써 남들과는 뭔가 다른 나만의 스타일을 창조할 수 있다)을 7점 척도(1=전혀 그렇지 않다, 7=매우 그렇다)로 측정하였다. 7개의 제품에 대한 과시성을 측정한 결과를 바탕으로 제품의 가격대와 사용 용도를 고려하여, 본 연구는 과시적 제품으로 향수(M=4.91)를, 비과시적 제품으로 샴푸(M=1.26)를 선정하여 본 실험에 활용하였다(참고로, 제품의 과시성 정도의 평균값은 스마트폰=5.19, 손목시계=4.97, 향수=4.91, 초콜렛=1.92, 요거트=1.60, 샴푸=1.26, 비누=1.25 순임).
다음으로 본 실험을 위해 제작한 추천메시지(독립적 vs. 상호의존적)의 적합성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독립적 추천메시지에는 ‘당신이 좋아할 만한 상품, 나의 구매 목록에 기반한 추천상품, 오직 당신만을 위한’ 등과 같은 문구를, 상호의존적 추천메시지에는 ‘베스트셀러, 이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이 같이 구매한 상품, 모두가 좋아하는’과 같은 표현을 제시하였다. 이후 의미분화척도를 활용하여 다음의 세 문항에 대해 7점 척도로 측정하였다(나(우리)를 강조한다, 자신의 개성을(주위 사람과의 조화를)강조한다, 나 자신(우리)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분석결과, 독립적 추천메시지 조건의 평균(M=6.01, SD=0.96)이 상호의존적 추천메시지 조건의 평균(M=2.12, SD=1.25)보다 높았다. 이를 통해 본 실험에 사용하기 위한 자극물(제품의 과시성, 추천메시지 유형)이 실험의 목적과 의도에 맞게 잘 이루어졌음을 우선적으로 확인하였으며, 해당 자극물을 본 실험에 활용하였다.
본 실험은 가설 1과 가설 2를 검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마련되었다. 구체적으로 소비자의 자기해석과 추천메시지 유형의 일치성이 제품평가에 미치는 영향 및 이러한 일치성 효과가 제품의 과시성에 의해 조절됨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실험은 온라인 서베이 시스템 아마존 엠턱(Amazon M-turk)을 통해 모집된 미국에 거주하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총 200명이 실험에 참가하였다. 이 중 불성실한 응답을 보인 설문지를 제외하고 179명의 데이터를 최종 분석에 사용하였다(평균연령 38.7세, 여성 비율 40.7%). 본 실험은 2(자기해석: 독립적 vs. 상호의존적)×2(추천메시지: 독립적 vs. 상호의존적)×2(제품 유형: 과시적 vs. 비과시적) 집단 간 실험 설계(between-subject design)를 활용하였다. 실험 참가자들은 추천메시지(독립적 vs. 상호의존적)과 제품 유형(과시적 vs. 비과시적)에 따라 4개의 집단에 무작위 할당(random assignment)되었다. 한편 자기해석은 척도(scale)를 통해 측정되었으며 전체 참가자의 자기해석 측정치에 대한 중앙값을 기준으로 독립적 자기해석과 상호의존적 자기해석으로 분류하였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는 총 8개의 집단을 분석 대상으로 설정하였다.
다음으로 본 실험에 활용한 자극물과 관련해, 사전조사의 결과를 바탕으로 타인에게 자신의 가치를 표현하는 과시적 제품으로는 향수를, 상대적으로 실용적 기능이 강조된 비과시적 제품으로는 샴푸를 선정하였다. 추천메시지의 경우, 독립적 추천메시지는 ‘당신만을 위한, 당신의 선택을 기반으로 한 추천, 당신이 좋아할만한 제품’으로 작성하였고 상호의존적 추천메시지는 ‘모두가 좋아하는, 베스트셀러 추천, 이 제품을 구매한 다른 사람들이 함께 구매한 제품’으로 작성하였다. 독립적 추천메시지는 ‘자신(I)’과 개인의 취향을 강조하여 작성되었으며 상호의존적 추천메시지에는 ‘우리(We)’와 관계를 강조하여 메시지를 작성하였다(Aaker and Williams 1998; Ng and Houston 2006). 추천메시지와 함께 제시될 제품(향수, 샴푸) 광고는 모바일 쇼핑 화면으로 제작되었으며 추천메시지와 함께 해당 상품을 제시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가격, 별점, 리뷰 수와 같이 제품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들은 삭제하거나 모든 조건에서 동일하게 제작하였다. 또한 제품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브랜드명 또한 제시하지 않음으로 잠재적 혼동효과(confounding effects)를 최소화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실험 자극물에 사용된 제품 사진은 실제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판매되고 있는 향수와 샴푸 제품 중 실제 제품을 추론하기 어려운 사진을 선정하였다. 결과적으로 추천메시지 유형과 제품유형에 따라 총 4개의 실험자극물을 제작하였다.
실험참가자들에게 본 실험은 모바일 쇼핑과 관련된 것이라 소개하고, 시나리오를 통해 이커머스 추천서비스를 통해 제공된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상황을 가정하도록 했다. 실험참가자들은 4개의 집단에 무작위 할당되어 각 집단에 해당하는 자극물을 보고 다음의 문항들에 대해 7점 척도(1=매우 동의하지 않음; 7=매우 동의함)로 응답하였다. 먼저 제시된 제품에 대한 평가는 제품에 대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 반응으로, 의미분화척도를 활용하여 다음의 다섯 문항(마음에 들지 않는-마음에 드는, 나쁜-좋은, 기분이 좋지 않은-기분이 좋은, 호의적이지 않은-호의적인, 호감이 가지 않는-호감이 가는)으로 측정하였다(참고로, 제품평가는 Ajzen and Fishbein(1975) 및 Pan and Schmitt(1996)의 문항을 본 연구에 맞게 수정하여 활용함). 다음으로 추천메시지 유형 및 제품유형에 대한 조작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확인하고자 다음의 문항에 대해 응답하도록 하였다. 이때 조작점검 문항은 사전조사와 동일한 문항으로 구성하였으며, 모두 7점 척도를 통해 측정하였다. 이후 별개의 설문지라고 소개한 뒤 소비자의 자기해석을 측정하였다. 이때 본 연구는 개인 특성으로써 자기해석에 중점을 두었기에 조작이 아닌 척도를 활용하였으며, 중앙값을 기준으로 자기해석을 독립적 vs. 상호의존적으로 구분하여 이를 분석에 활용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소비자의 자기해석 척도는 Singelis(1994)의 연구에서 활용한 24개 문항과 Kitayama et al. (2014)가 제시한 30개의 문항을 참고하였으며,본 연구목적과 관련이 높다고 판단되는 문항을 유형별로 5개씩 선정하여 총 10문항으로 구성하였다. 살펴보면 독립적 자기해석의 경우 ‘나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다른 사람들과 다르고 개성 있는 것을 즐긴다’ 및 ‘나의 개인적 정체성과 다른 사람들로부터 독립적인 것은 나에게 매우 중요하다’ 등의 문항이, 상호의존적 자기해석은 ‘나는 종종 내 자신의 성취보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느낀다’ 및 ‘나는 커리어나 학업에 대한 계획을 세울 때, 부모님의 조언을 고려할 것이다’ 등의 문항을 포함시켰다(<표 2> 참고). 이후 인구통계학적 정보(나이, 성별)를 끝으로 설문을 종료하였다.
가설 검증에 앞서 다수의 문항을 사용하여 측정한 개념의 내적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크론바하 알파값(Cronbach's α)를 확인하였다. 10개의 문항을 통해 측정한 자기해석의 경우 α=.81, 제품평가를 측정한 다섯 개의 문항은 α=.84로 나타나 본 연구에 사용한 측정항목들이 전반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에 따라 변수 단일화를 통해 분석에 활용하였다.
다음으로 실험자극물의 추천메시지 유형과 제품유형이 연구자의 의도대로 조작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조작점검을 진행하였다. 먼저 참가자들에게 추천메시지 유형이 독립적 또는 상호의존적 자기해석 메시지로 인식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조작점검을 실시하였다. 세 문항의 합산 평균을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독립적 추천메시지 조건(M=3.12, SD=.83)과 상호의존적 추천메시지 조건(M=4.84, SD=.65) 간의 차이가 유의하게 나타났다(t(177)=15.55, p=.00). 다음으로 제품 유형의 조작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과시적 제품과 비과시적 제품의 조작점검 3문항의 평균을 비교하였다. 집단 간 t 검증 결과, 과시적 제품 조건의 응답(M=5.13, SD=1.03)과 비과시적 제품 조건의 응답(M=3.98, SD=1.40) 간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t(177)=-15.55, p=.00). 이로써 추천메시지 유형과 제품 유형에 대한 조작이 잘 이루어졌음을 확인하였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본 실험은 개인의 특성으로써 자기해석에 따른 추천메시지의 효과를 알아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본 실험에서는 소비자의 자기해석 수준을 척도를 통해 측정하였다. 가설 검증에 앞서 참가자들의 자기해석 측정치를 바탕으로 독립적/상호의존적 자기해석 유형 집단으로 분류하였다. 전체 참가자의 자기해석 측정치 중앙값 4.40을 기준으로 자기해석 측정값이 중간값보다 크면 독립적 자기해석 유형으로, 중간값보다 작으면 상호의존적 자기해석으로 각각 분류하였다(F(1,177)=27.94, p=.00). 개인의 성향 간의 차이로 자기해석을 사용하는 경우, 표본의 중간값 혹은 상호의존적 자기해석 문항의 평균값에서 독립적 자기해석 문항의 평균값을 뺀 점수(상호의존도)를 기준으로 각각의 자기해석 유형을 분류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전체 자기해석 측정치의 중간값을 활용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 제시한 가설들을 검증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가설 1의 자기해석과 추천메시지의 일치성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이원분산분석(2-way ANOVA)을 우선적으로 실시하였으며, 이후 삼원분산분석(3-way ANOVA)를 통해 가설 2에서 제시한 제품의 과시성의 조절효과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먼저 소비자의 자기해석과 추천메시지 유형의 일치성이 제품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이원분산분석(2-way ANOVA)을 실시하였다(<표 3>, <표 4> 참조). 2(자기해석)×2(추천메시지) ANOVA 분석결과, 제품평가에 대한 소비자 자기해석의 주효과(F(1,175)=10.80, p<.01) 및 추천메시지 유형의 주효과(F(1,175)=7.17, p<.01) 모두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본 연구에서 관심있는 상호작용 효과 또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F(1,175)=18.39, p=.00). 예상한 바와 같이 소비자가 독립적 자기해석 성향인 경우, 독립적 추천 메시지를 제시할 때(M=5.65, SD=.77), 상호의존적 추천메시지를 제시할 때(M=4.60, SD=1.08)보다 긍정적인 제품평가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t(97)=5.44, p=.00). 이와 유사하게 소비자가 상호의존적 자기해석인 경우, 독립적 추천 메시지가 제시되었을 때(M=4.50, SD=1.18)보다 상호의존적 추천메시지를 제시했을 때(M=4.74, SD=.88) 소비자의 제품평가가 더 높게 나타났으나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t(78)=-1.03, NS). 추천메시지 유형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독립적 추천메시지가 제시된 경우, 독립적 자기해석 성향의 소비자(M=5.65, SD=.77)가 상호의존적 자기해석 성향의 소비자(M=4.50, SD=1.18) 보다 긍정적인 제품평가를 나타냈다(t(84)=5.32, p=.00). 상호의존적 추천메시지가 제시된 상황에서는 독립적 자기해석 성향의 소비자(M=4.60, SD=1.08)보다 상호의존적 자기해석 성향의 소비자(M=4.74, SD=.88)가 더 긍정적인 제품평가를 보고하였으나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t(91)=-.71, NS).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소비자 자기해석과 추천메시지의 유형이 일치할 경우, 일치하지 않을 때보다 더 긍정적인 제품평가를 나타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일치성 효과는 독립적 자기해석 유형의 소비자, 독립적 추천메시지의 경우에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로써 가설 1를 지지하였다.
Source of Variance | df | MS | F | P |
---|---|---|---|---|
자기해석 | 1 | 10.759 | 10.795 | .001 |
추천메시지 | 1 | 7.145 | 7.168 | .008 |
자기해석 X 추천메시지 | 1 | 18.328 | 18.389 | .000 |
오차 | 175 | .997 |
다음으로 가설 2에서 제시한 과시적 제품의 조절적 역할을 규명하기 위해 삼원분산분석(3-way ANOVA)을 실시하였다. 구체적으로, 삼원분산분석을 통해 소비자의 자기해석, 추천메시지 유형 및 제품유형의 상호작용 효과가 유의미한지를 살펴보고, 제품의 유형에 따라 그 효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2(자기해석)×2(추천메시지)×2(제품유형) ANOVA 분석결과, 예상한 바와 같이 자기해석, 추천메시지 및 제품유형의 삼원상호작용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F(1,171)=13.33, p=.00). 한편, 제품유형과 추천메시지 유형(F(1,171) =4.56, p<.05) 및 자기해석과 추천메시지 유형(F(1,171)=18.97, p=.00) 간에도 각각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호작용이 나타났다. 추가적으로 자기해석, 추천메시지 유형 그리고 제품유형의 주효과 또한 유의미하였다(자세한 사항은 <표 5>, <표 6> 참조).
삼원분산분석의 결과와 관련해, 본 연구가 자기해석과 추천메시지의 일치성이 제품평가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 제품유형에 의해 조절되는지 살펴본다는 점에서 제품의 유형(과시적 vs. 비과시적)으로 구분하여 그 차이를 면밀하게 살펴보고자 하였다. 먼저, 과시적 제품에서는 자기해석과 추천메시지 유형 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호작용 효과가 나타났다(F(1,85)=26.86, p<.05). 구체적으로 독립적 자기해석의 소비자의 경우, 독립적 추천메시지가 제시되었을 때(M=5.85, SD=.71), 상호의존적 추천메시지가 제시되었을 때(M=3.98, SD=.94)보다 긍정적인 제품평가를 보였다(t(45)=7.38, p=.00). 상호의존적 자기해석의 경우, 독립적 추천메시지가 제시되었을 때(M=4.22, SD=1.26)보다 상호의존적 추천메시지가 제시되었을 때(M=4.59, SD=.94) 더 높은 제품평가를 보이지만 그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다(t(40)=-1.03, NS). 한편, 독립적 추천메시지가 제시된 경우 독립적 자기해석의 소비자(M=5.85, SD=.71)가 상호의존적 자기해석 성향의 소비자(M=4.22, SD=1.26)보다 제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t(42)=5.07, p=.00). 반면 상호의존적 추천메시지가 제시되었을 경우, 독립적 자기해석의 소비자(M=3.98, SD=.94)보다 상호의존적 자기해석 성향의 소비자(M=4.59, SD=0.94)가 제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t(43)=-2.11, p<.05). 즉, 독립적 추천메시지가 제시되는 경우, 독립적 자기해석 성향의 소비자의 제품평가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며 상호의존적 추천메시지가 제시되는 경우, 상호의존적 자기해석의 소비자의 제품평가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그림 1> 참조). 이러한 자기해석과 추천메시지 유형이 일치할 때 제품평가가 긍정적임을 시사한다. 또한 독립적 자기해석-추천메시지가 일치하는 경우가 상호의존적 자기해석-추천메시지가 일치하는 경우보다 더 긍정적인 제품평가를 보였다.
한편, 비과시적 제품에서는 자기해석과 추천메시지 유형의 상호작용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F(1,85)= .21, NS). 구체적인 결과는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그림 2> 참조). 독립적 자기해석의 소비자의 경우, 독립적 추천 메시지가 제시되었을 때(M=5.49, SD=.79), 상호적 추천메시지가 제시되었을 때(M=5.24, SD=.81)보다 높은 제품평가를 보였지만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t(50)=1.13, NS). 상호의존적 자기해석 소비자의 경우 독립적 추천메시지(M=4.93, SD=.94)와 상호의존적 추천메시지(M=4.88, SD=.83) 간 차이가 없었다(t(36)=.19, NS). 비과시적 제품에서 독립적 추천메시지가 제시되었을 경우, 독립적 자기해석의 소비자(M=5.49, SD=.79)와 상호의존적 자기해석의 소비자(M=4.93, SD=.94)의 제품평가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t(40)=2.08, P<.05). 그러나 상호의존적 추천메시지가 제시된 경우에는 독립적 자기해석의 소비자(M=5.24, SD=.81)와 상호의존적 자기해석 성향의 소비자(M=4.90, SD=.87)의 제품평가에는 차이가 없었다(t(46)=1.52, NS). 이와 같은 분산분석의 결과를 바탕으로 자기해석과 추천메시지 유형 상호작용 효과, 즉, 자기해석과 추천메시지 유형의 일치성이 제품평가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규명하였으며 또한 조절변수로 선정한 제품유형의 조절적 역할을 검증하였다. 구체적으로 이러한 자기해석과 추천메시지의 일치성 효과는 제품이 과시적일 때, 독립적 자기해석과 독립적 추천메시지로 일치할 때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로써 가설 2 또한 지지하였음을 확인하였다.
Ⅳ.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이커머스 상황에서 자기해석과 추천메시지 유형, 제품 유형의 차이가 소비자의 제품평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실험을 통해 자기해석과 추천메시지 유형의 일치성이 소비자의 제품평가에 미치는 영향 및 제품유형의 조절효과를 규명하였다.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기해석과 추천메시지 유형이 일치할 경우, 일치하지 않을 경우에 비해 제품평가가 더욱 긍정적으로 나타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선행연구의 자기해석 유형과 광고소구 혹은 메시지 특성 간의 일치성 효과가 추천메시지라는 특정 서비스 구성 요소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둘째, 자기해석과 추천메시지 유형의 일치성 효과는 제품 유형에 의해 조절됨을 규명하였다. 일치성 효과는 과시적 제품에서 독립적 자기해석 유형의 소비자가 독립적 추천메시지를 받았을 때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 유형에 따른 결과를 살펴보면, 과시적 제품에서는 자기해석과 추천메시지 유형 간의 상호작용 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나며 독립적 추천메시지일 때는 독립적 자기해석 소비자가, 상호의존적 추천메시지일 때는 상호의존적 자기해석 소비자의 제품평가가 더 긍정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비과시적 제품에서는 자기해석과 추천메세지의 상호작용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즉, 제품의 소비가 타인에게 보여지는 과시적 제품의 경우에는 나의 행동이 타인에게 평가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상대적으로 활성화되기 때문에 자기해석과 추천메시지가 일치할 경우의 제품평가가 더 긍정적으로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비과시적 제품의 경우에는 자기해석과 추천메시지 유형이 일치하지 않더라도 제품평가에는 큰 차이가 없다. 이를 통해 불일치로 인한 부정적 효과는 비과시제품에서는 감소함을 알 수 있다.
본 연구는 추천서비스의 구성 요소 중 하나인 추천메시지를 제품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규명하고 이를 실험을 통해 검증하였다는 점에서 이론적 시사점을 갖는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추천서비스에서 제시되는 추천메시지가 소비자의 인식에 영향을 주는 요소라는 것을 확인하고 자기해석과 추천메시지 유형의 일치성 효과를 검증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추천메시지와 같이 소비자가 제품 탐색 과정에서 마주치는 정보적 요소만으로도 소비자의 반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소비자 개인의 성향과 구매 상황에 적합한 메시지를 통해 추천콘텐츠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덧붙여 인간의 인지적 정보처리과정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바탕으로 추천서비스의 사용자 경험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분석하였으며 추천서비스와 관련한 소비자 행동에 대해 다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본 연구의 실무적 시사점을 도출하면 다음과 같다. 최근의 이커머스 플랫폼은 소비자가 접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물리적 품질 차이가 점차 줄어들면서 제품이나 서비스의 실제 특성에 기반한 마케팅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추구하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의 심리적 특성을 고려한 접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추천메시지는 추천서비스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 중 하나이지만 추천메시지가 소비자의 성향과 구매 상황에 정확하게 부합하면 서비스 전체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는 소비자에게 적중률 높은 추천콘텐츠를 도출하는 기법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알고리즘을 통해 도출된 추천콘텐츠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효율적인지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소비자 개인의 로그 데이터 및 행동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의 자기해석을 분류하고 소비자의 심리적 성향과 일치하는 방식으로 추천콘텐츠를 제공하여 추천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소비자들이 로그인 등의 활동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공개하고 제품에 대한 탐색과정을 거치는 경우 이메일이나 문자, 알림 메시지 등을 통해 소비자의 자기해석과 일치하는 개별화된 추천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로그인 없이 제품탐색을 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추천메시지는 본 연구 결과를 활용하여 구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본 연구는 일치성의 효과가 독립적 자아해석의 소비자들이 독립적 추천메시지를 접했을 때 극대화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비로그인 화면에 노출되는 추천메시지는 독립적 메시지로 구성하고, 로그인 이후에는 소비자의 자기해석 및 제품의 유형에 따라 추천메시지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덧붙여 소비자의 자기해석이 점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자기해석을 점화할 수 있는 요소들을 활용하여 인터페이스를 구성하고 이에 부합하는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경우,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에도 독립적 자기해석으로 점화한 뒤 독립적 추천메시지를 활용한다면 제품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유도하여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데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고 판단된다.
첫째, 본 연구는 개인의 특성인 자기해석에 중점을 두어 자기해석을 연속형 변수로 측정하였다. 그러나 자기해석은 하나의 개인 안에 공존하는 개인적 특성이기 때문에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척도를 통한 자기해석 측정은 각 자기해석 유형을 명확하게 분류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자기해석 유형에 대한 점화를 통해 집단을 구분(Lalwani and Shavitt 2009)하여 연구의 일관된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연구의 타당성을 확보하는데 중요할 것이다.
둘째, 자기해석은 일시적인 특정한 상황에서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Gardner, Gabriel, and Lee 1999; Jain, Desai, and Mao 2007; Ng and Houston 2006). 따라서 소비자의 심리적 성향인 자기해석과 외부정보인 메시지 간의 일치성 효과를 정교화하기 위해서는 소비가 이루어지는 구체적인 상황과 맥락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소비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며 자신의 정체성에 위협이 가해졌을 때 소비를 통해 이를 다시 회복하기도 한다(Belk 1988; Gao, Wheeler, and Shiv 2009). 그러나 일부 연구는 소비를 하는 것이 오히려 자아정체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한다(Ward and Broniarczyk 2011). 예를 들어, 타인을 위한 선물 소비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인지 부조화로 유발된 정체성 위협이라는 심리적 불편감을 경험하게 된다(Wooten 2000). 따라서 향후 연구를 통해 다양한 구매 상황에서의 자기해석과 메시지의 일치성에 대한 효과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셋째, 본 연구는 제품 유형이 유발하는 제품의 과시성을 확인하고 이에 따른 자기해석과 추천메시지 유형의 일치성 효과를 살펴보았다. 제품의 과시성에 대한 정의와 의미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확장될 수 있으며 소비자의 가치 추구의 변화, 제품 카테고리의 세분화 등에 의하여 변화할 수 있다. 브랜드를 통해 점화되는 문화가치(윤성욱, 김민희 2014; Zhang 2009)도 과시적 소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따라서 제품의 과시성의 다양한 측면과 가능성을 고려한 연구를 통해 자기해석과 메시지의 효과의 각기 다른 패턴에 대해 고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추천콘텐츠에 대한 탐색을 추천서비스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일어나는 소비자 반응이라고 판단하여 제품에 대한 평가를 종속변수로 설정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긍정적인 제품평가가 구매의도 및 지불의사까지 이어질 것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자기해석과 추천메시지의 일치성 효과가 나타나는 심리적 매커니즘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독립적 자기해석은 정서 우위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고 감정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반면, 상호의존적 자기해석은 인지 우위 선택과 이성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기해석에 따라 소비자의 대안 선택 행동이 달라지게 된다(Hong and Chang 2015). 소비자의 반응과 선택 행동의 내적 동기에 대한 확인을 통해 자기해석과 메시지의 일치성 효과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와 고찰이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