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전통적으로 B2B영업은 영업사원의 개인적 역량에 의해 성과가 결정되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Anaza, Inyang and Saavedra 2018). 이에 디지털영업기술(digital sales technologies)의 중요성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의 기술발전은 B2B영업의 방식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특히, 코로나19로 B2B영업 전반의 디지털 혁신(digital transformation)은 어느 때보다 가속화되는 추세다(Min and Jang, 2020). 전문가들은 영업단계(sales journey) 별 과업 자동화, 프로세스 통합, 고객소통 및 계약 체결에 서 온라인 채널 활용 확대 등을 주목해야 할 디지털영업기술 트렌드로 꼽고 있다(Gavin 2020). B2B영업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면 기존 활동을 자동화함은 물론이고 새로운 영업기회(sales lead)를 탐색, 발굴해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Travis, Gomez and Buckley 2020, Jung, Won, Lee and Kim 2019). 이미 B2B 디지털영업기술은 인공지능 및 데이터 분석과 결합하여 B2B영업사원의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Cook, 2018). 단체 영상회의(group video conferencing), 업무흐름 기반 공동작업 솔루션(workstream collaboration solution) 등의 협업도구는 물론, 인공지능기술이 접목된 영업자동화(sales force automation) 도구와 비대면 영업활동을 지원하는 디지털영업공간(digital sales rooms) 등도 광범위하고 사용되고 있다(Hilbert 2019; Ziiadic 2019).
이러한 변화로 B2B영업사원도 디지털 기술의 본질을 이해하고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능력을 갖출 것을 요구받고 있다(Baumgartner, Hatami and Valdivieso 2016; Giovannetti, Cardinali and Sharma 2020).
선행연구자들은 ‘디지털 기술, 데이터와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과 소양’을 디지털 문해력(digital literacy)으로 개념화 하였다(Ribble and Shaaban 2011). 오늘날 일과 생활의 거의 모든 영역에 디지털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문해력은 개인이 주어진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갖추어야하는 역량으로 인정받고 있다(UNESCO 2018).
B2B영업은 다른 분야에 비해 디지털 기술을 통한 업무혁신에 다소 소극적이었다(Giovannetti, Cardinali and Sharma 2020).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영업의 증가로 효과적인 영업활동을 위한 디지털 기술의 중요성은 급격히 증가하였다. 이에, B2B영업사원의 경쟁력에 영향을 주는 안정적이고 예측가능 한 역량들의 유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Bharadwaj and Shipley 2020). 변화된 환경 하에서 B2B영업사원은 성과창출을 위해 업무시스템이나 솔루션의 능숙한 활용뿐만 아니라 코딩, 데이터 처리(data synthesis and manipulation)와 같은 심화된 디지털 문해력 기술까지 갖출 것을 요구받는다(Leopold, Ratcheva and Zahidi 2018). 이미 몇몇 선행연구들은 디지털영업기술의 사용이 B2B영업사원의 협업, 소통 및 효과적인 고객관계 구축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혔다(Román and Rodríguez 2015). 같은 맥락에서 Mantrala and Albers (2012)과 같은 연구자들은 고객과 영업사원 간 면대면 상호작용이 디지털 기술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음을 증명하였다.
그러나 디지털영업기술 활용의 급격한 증가는 전통적 방식에 익숙한 B2B영업사원의 직무스트레스를 증가시킬 위험이 존재한다(Román, Rodríguez, and Faramillo, 2018; Sleep, Dixon, DeCarlo and Lam 2020). 현재와 같은 디지털영업기술의 확산추세라면 직무스트레스 수준은 더욱 높아지고 개인과 조직에 주는 부정적 영향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B2B 영업사원의 디지털 문해력과 디지털영업기술 활용역량이 직무스트레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이해하는 것은 시급히 필요하다. 동시에 전통적 영업활동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인정되던 B2B 영업사원의 특질이 디지털영업기술을 활용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지도 재검증해야 한다.
하지만 유통분야에서 B2B 영업사원의 디지털 문해력과 디지털영업기술 활용역량과 관련된 선행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Kim, Choi, and Han 2020). 이에 본 연구는 B2B 영업사원의 디지털 문해력이 직무스트레스에 주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밝히고자 하였다. 선행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B2B 영업사원의 디지털 문해력이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digital sales technology self-efficacy)를 매개로 직무스트레스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연구모형을 설정하였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B2B 영업사원의 바람직한 특질로 인식되어 왔으나(Churchill, Ford and Hartley 1985; Greenberg and Ambile 1996; Mayer and Greenberg 2006), 신기술 수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밝혀진(Faraji-Rad, Melumad and Johar 2017) 통제욕구(desire-for-control)를 조절변수로 도입하여 효과를 검증하였다. 이를 통해서 B2B 영업활동에서 디지털 기술 활용의 영향에 관한 이해를 넓히고 변화된 환경에서 B2B 영업사원이 갖추어야할 특질에 관한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했다.
Ⅱ. 이론적 고찰
B2B 영업은 영업기회를 식별하고 고객요구에 맞는 가치제안을 전달해 계약체결로 연결하는 영업파이프라인(sales pipeline) 관리가 핵심이다(Ohiomah, Andreev, Bunyoucef and Hood 2019). 최근에는 영업파이프라인 상의 각 단계에서 디지털영업기술이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B2B영업사원의 디지털 기술 이해와 활용 역량은 업무성과를 결정하는 주요한 요소로 부상하였다(Giovannetti, Cardinali and Sharma 2020; Tanner and Shipp 2005). UNESCO (2018)는 디지털 문해력이 종업원에게 요구되는 ‘기본적인 기술(gate skill)’로 인식되면서 고용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선행연구들은 디지털 시대에 개인이 “디지털 기술을 언제 어떻게 사용할지 아는 능력”을 디지털 문해력으로 정의하였다(Ribbla and Bailey 2007; UNESCO 2016). 이것은 디지털 환경에서 정보와 기술을 활용하는 필수적이며 보편적인 능력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특정한 분야에 관한 기술지식이나 스킬과는 구분된다(Heitin 2016). 이에, 디지털 문해력은 발견, 평가, 창조, 정보 소통을 위해 디지털 기술자원을 이용하는 종합적인 인지적, 기술적 능력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Lankshear and Knobel 2008; Markauskaite 2007). List(2019)는 광범위한 문헌조사를 통해 디지털 문해력이 기술의 집합(set of skills), 사회문화적 행동(sociocultural behaviors),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개인의 자동화된 반응과정(digital natives’ automatic process) 등의 다양한 관점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하였다. 유사한 맥락에서 Iordache, Marien and Baelden (2017)은 디지털 문해력이 단편적인 기술이나 경쟁력과 구분되는 개념으로서 ‘디지털 도구와 소프트웨어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역량’,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필요한 정보를 찾고, 공유하고, 배치하는 역량’, ‘디지털 메시지를 구성, 교환, 가공하는(encoding and decoding) 역량’,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창의적인 표현을 만들어내는 역량’ 등을 포괄한다고 설명하였다. Calvani, Fini, Ranieri(2007)는 디지털 문해력이 기술적 윤리와 인지적 기술의 합으로 구성된다고 주장하였고 Manzo (2009)는 ‘창의력과 혁신’, ‘소통과 협업’, ‘연구와 정보처리’, ‘비판적 사고, 문제해결 및 의사결정’ 등의 상황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성과를 창출하는 역량으로 보았다. 이렇듯 연구자들은 공통적으로 디지털 문해력을 개인의 종합적인 디지털 기술 활용역량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문해력은 기술사용으로 인한 효용을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기술수용을 촉진하는 하는 선행요인으로 작용한다(Gualtieri, Phillips, Rosenbluth and Synoracki 2018; Hasan and Ahmed 2010; Mac Callum, Jeffrey and Kinshuk 2014). 디지털 문해력과 유사한 개념으로 디지털 유창성(digital fluency)이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디지털 문해력은 정보기술 역량(ICT competency)나 디지털 역량처럼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역량에 초점이 있다. 반면 디지털 유창성은 이러한 수준을 넘어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지식과 정보를 창의적으로 재구성하고 새롭게 창출하는 심화된 역량’을 말한다(Wang, Myers and Sundaram 2013). Sparrow(2018)는 디지털 문해력과 디지털 유창성의 차이를 외국어 학습에 비유해 ‘디지털 문해력이 외국어를 읽고, 듣고, 쓸 수 있는 능력이라면 디지털 유창성은 외국어로 스토리나 시 같은 작품을 쓰는 역량’이라고 설명하였다. Wang 등(2013)은 디지털 원주민들(digital natives)의 역량을 개념화하는데 디지털 문해력은 부족하기 때문에 디지털 유창성 개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본 연구는 영업사원이 디지털 영업기술을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하는 역량을 갖추었는지를 측정하는데 초점이 있다. 이에 디지털 문해력 개념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B2B영업사원에게 디지털 문해력이 요구되는 이유는 디지털영업기술 활용효과에 디지털 문해력이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은 쌍방향성, 실시간성, 대용량 정보처리의 용이성 등의 고유한 특징으로 인해 아날로그 기술에 비해 사용자에게 더 높은 수준의 자율권과 활용성을 부여한다(Pagain and Pardo 2017). 이에 디지털영업기술의 활용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B2B영업사원이 높은 수준의 디지털 문해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하지만 B2B 영업사원의 디지털 문해력을 다룬 선행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선행연구자들은 디지털영업기술을 ‘영업업무의 효율성 제고 또는 고객정보관리(customer intelligence) 향상을 지원하거나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정보통신 기술’로 정의하고 하였다(Tanner and Shipp 2005). 현재 널리 사용되는 디지털영업기술로는 영업자동화(SFA: sales force automation)나 고객관계관리(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솔루션 등이 있다(Agnihotri, Trainor, Itani and Rodriguez 2017). 최근에는 모바일 고객관계관리(mCRM), 고객응대 챗봇,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솔루션(AI-enabled data intelligence solution) 및 디지털 영업공간(digital sales room) 등으로 연구와 관심이 확장되고 있다(Agnihotri, Trainor, Itani and Rodriguez 2017; Hansen, Hilbert and Linden 2020; Rodriguez and Boyer 2020; Travis, Gomez, and Buckley 2020; Ziijadic 2018).
이러한 디지털영업기술의 활용이 B2B영업사원의 성과나 심리상태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Baskaran, Lay, Ming and Mahadi 2020; Giovannetti, Cardinali and Sharma 2020; Tanner and Shipp 2005; Wei et al. 2020). 기업들도 B2B 영업사원의 성과향상을 목적으로 디지털영업기술 도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B2B영업사원의 디지털 문해력이 낮은 경우, 그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디지털영업기술 사용이 오히려 직무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성과를 저해할 위험까지 존재한다.
유사한 맥락에서 선행연구자들은 종업원이 정보시스템(IS: information system) 사용으로 인해 경험하는 직무스트레스를 ‘테크노스트레스(technostress)’로 정의하였다(Tarafdar, Cooper and Stich 2017). Baskaran, Lay, Ming, Mahadi(2020)는 직장에서의 신기술 도입과 사용이 종업원에게 새로운 지식의 학습을 요구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설명하였고, Sleep, Dixon, DeCarlo, Lam (2020)도 디지털영업기술의 활용으로 인한 직무요구와 역량 간 불일치는 인지자원을 고갈시켜 직무스트레스를 높인다고 보았다.
따라서 디지털영업기술의 활용이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디지털 문해력이 낮은 B2B영업사원은 직무스트레스를 느낄 위험이 높다. 이에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자기효능감은 개인이 특정한 영역에서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 자신감으로 정의된다(Albert 1982). 선행연구는 기술영역에서 개인이 인지하는 자기효능감을 기술 자기효능감(TSE: technology self-efficacy)으로 정의하였다(McDonald and Siegall 1992). 기술 자기효능감은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새로운 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관한 믿음’을 말한다. 최근 직장에서 다양한 종류의 디지털 기술사용이 보편화되면서 기술 자기효능감이 종업원에게 주는 영향도 증가하는 추세다(Cicala and Zhang 2020; Delpechitre, Black and Farrish 2019).
B2B 영업에서도 업무수행에 활용되는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digital sales technology self-efficacy)은 종업원에게 긍정적 영향을 준다. Krishna(2002)은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이 높을수록 업무를 더 잘 수행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며 그 결과 업무성과가 증가함을 실증하였다. Román and Rodríguez (2015)은 영업사원의 기술 자기효능감이 고객평가 스킬 및 영업 성과와 강한 양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였다. 이러한 선행연구에 기반하여 본 연구도 영업활동에 활용되는 디지털 기술들에 대하여 영업사원이 느끼는 자기효능감을 디지털영업기술 자아효능감으로 개념화하였다.
업무와 관련된 디지털 기술 자기효능감은 디지털 문해력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관련 연구들은 교육영역에서 많이 수행되었는데 교사의 디지털 문해력은 디지털 교육기술 자기효능감을 향상시켰고 그 결과 학생들의 학업성과가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Aharony and Gazit 2019; Prior, Mazanov, Heaslip and Hanson 2016; Nam and Park 2016; Saienko, Layvrysh and Lukianenko 2020). 선행연구자들은 디지털 문해력의 구성차원인 지식과 스킬이 기술 자기효능감을 증가시킨다고 설명하였다(Brinkerhoff 2006; Torkzadeh and Dyke 2002). 같은 맥락에서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기술 지식은 기술 자기효능감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Wang and Netemeyer 2002). 따라서 영업사원의 디지털 문해력은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에 정(+)의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한편 자기효능감은 직무스트레스를 낮추는 주요 선행변수로 인정받아 왔다(McDonald and Siegall 1992; Schwarzer and Hallum 2008). 선행연구자들은 업무상황에서 직면하는 어려움에 대처하는 자신의 경쟁력에 관한 믿음이 스트레스를 완화시킨다고 설명하였다. 그 결과 자기효능감이 높은 종업원은 큰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도 성공적으로 적응하여 업무성과를 내지만, 자기효능감이 낮은 경우에는 더 큰 직무스트레스를 느끼며 탈진(burn-out)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Herman, Hickmon-Rosa and Reinke 2017). 이러한 영향은 B2B영업사원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Carballo-Penela와 Varela(2018)는 192명의 B2B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한 실증연구에서 자기효능감이 감정적 소진을 낮추고 동시에 직업-가족 갈등 같은 직무스트레스 요소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밝혔다.
같은 이유로 기술 자기효능감도 직무스트레스를 낮추는 선행요인으로 작용한다. Durndall and Haag (2002)나 Russell and Bradley(1997) 등의 연구자들은 종업원의 컴퓨터기술 자기효능감이 직장에서 컴퓨터 활용 불안감(computer anxiety)을 낮춘다는 사실을 증명하였다. Delpechitre, Black, Farrish(2019)도 영업사원이 기술사용에 관한 과부하(technology overload)를 느끼게 되면 직무갈등 같은 직무스트레스 요소가 증가한다는 것을 밝혔다.
종합하면 영업사원의 디지털 문해력은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을 매개로 직무스트레스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종업원의 자기효능감과 직무스트레스 간 관계를 분석한 선행연구들은 자율성, 리더십, 개인-업무 적합성, 업무 지식 등의 직무스트레스 요인이 자기효능감의 매개를 통해서 직무스트레스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혔다(Lauermann and König 2016; Liu, Siu and Shi 2009; Peng and Mao 2014; Saragih 2009). 이에 본 연구도 디지털 문해력이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의 매개를 통해 직무스트레스에 부(-)의 영향을 주는 것으로 가설을 설정하였다.
통제욕구(desire-for-control)는 ‘상황을 통제하여 원하는 결과를 내고자 하는 개인의 선천적 욕구’다(Leotti 2010). 이것은 인간의 의사결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내재적 동기요인으로 개인별로 그 수준이 다르다(Faraji-Rad, Melumad and Johar 2017; MacIntyre and MacKay 2019).
이러한 통제욕구는 영업사원에게 요구되는 바람직한 특질로 인식되어 왔다. Mayer와 Greenberg(2006)은 우수한 영업사원의 특징 중 하나로서 정복욕구(need to conquer)가 높다는 점을 들었다. 정복욕구란 영업이 단순히 금전적 성취가 아니라 상황을 성공적으로 통제하여 원하는 결과를 내고 이를 통해 자아를 강화시키려는 욕구다. 즉 우수한 영업사원은 상황을 통제하여 결과를 내려는 강한 통제욕구를 가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B2B영업사원은 공급업체 간의 경쟁, 잠재고객과의 경쟁, 동료들과의 내부경쟁 등의 상황을 상시로 경험한다(Jelinek and Ahearne 2012; Lee 2017; Locander, Locander and Weinberg 2020). 이러한 다양한 상황을 성공적으로 통제해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는 통제욕구는 B2B영업사원의 성과와 직결된다(Locander et al. 2020; Rajabi and Brashear-Alejandro and Chelariu 2018).
주목해야 할 점은 통제욕구가 스트레스나 자존감 같은 개인의 심리상태에 영향을 주는 선행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절망이론(hopelessness theory)은 상황에 대한 인지된 통제감이 낮아 통제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스트레스와 우울증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Abramson, Metalsky and Alloy 1989; Bjørkløf et al. 2018). Tobin과 Raymundo(2010) 같은 연구자들은 인간이 자율성을 추구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낮은 수준의 인지된 통제감은 자존감(self-worth)을 저하시킨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통제욕구가 높으면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피하려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Faraji-Rad et al. 2017).
이와 같은 이유로 통제욕구는 신기술 수용을 막는 장애요인으로 인정받고 있다(Bakke and Henry 2015; Faraji-Rad et al. 2017). 신기술은 인지된 통제감이 낮아 통제욕구의 충족이 어렵기 때문이다. Deci와 Ryan(2000)은 인지평가이론(cognitive evaluation theory) 관점에서 신기술의 사용이 내재적 동기의 핵심요인인 인지된 통제감을 낮춰 신기술 수용을 회피하게 만든다고 설명하였다. 혁신제품 수용에 관한 연구에서 Rijsdijk과 Hultink(2003)는 통제욕구가 높을수록 혁신제품에 관해 더 낮은 수준의 인지된 통제감을 느끼며 그 결과 구매위험을 더 크게 인식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Faraji-Rad 등(2017)도 신기술이 개인의 인지된 통제감을 위협하며 이로 인해 통제욕구가 높을수록 신제품 수용을 꺼린다는 사실을 보였다. 종합하면, 신기술은 인지된 통제감을 낮추기 때문에 높은 통제욕구를 가질수록 기술수용을 꺼릴 뿐만 아니라, 신기술 활용 상황에서는 낮은 자존감과 높은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이다.
기술수용모형 관점에서도 통제욕구가 신기술 수용을 저해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친숙하지 않은 신기술에 대한 사용용이성을 낮게 인식하기 때문에(Chien et al. 2019) 자신이 원하는 수준까지 기술을 통제할 수 없다고 느낀다. 통제욕구가 높을수록 이러한 상황을 회피하며 그 결과 신기술 수용행동은 저해된다(Robinson, Marshall and Stamps 2005; Faraji-Rad et al. 2017).
B2B영업 맥락에서도 신기술 사용에 따른 통제감 저하가 신기술 수용을 저해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Rangarajan, Brashear-Alejandro and Chelariu 2018; Román, Rodríguez and Faramillo 2018). 연구자들은 신기술 사용은 정보부하, 업무다양성 증가 등을 수반함으로써 영업사원들이 높은 통제감을 가진 익숙한 업무수행절차(routine)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인식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B2B영업사원의 통제욕구는 디지털 문해력이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 및 직무스트레스에 미치는 효과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디지털 문해력이 영업기술 자기효능감을 통해 직무스트레스를 낮추는 매개효과도 통제욕구에 의해 상쇄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다음과 같이 가설을 설정하였다.
가설 2. B2B영업사원의 통제욕구는 디지털 문해력이 기술 자기효능감을 통해 직무스트레스에 미치는 매개효과를 조절할 것이다.
가설 3. B2B영업사원의 통제욕구는 디지털 문해력이 직무스트레스에 미치는 직접효과를 조절할 것이다.
Ⅲ. 실증분석 및 결과
본 연구는 실증분석을 위해 한국의 에너지, 화학, 유통 및 건설 기업의 B2B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응답자들에게는 한국 기업들의 디지털 혁신(digital transformation)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로 목적을 설명하였다. 조사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2019년 10월에 약 3주일 동안 진행되었다. 총 341명이 설문에 응답하였고 불성실 응답을 제외하고 312개를 분석에 사용하였다. 응답자들이 속한 산업은 에너지(40.0%), 유통(29.2%), 건설(13.5%), 화학(6.7%) 순이었다. 성별은 남성이 87.2%로 다수를 차지하였다. 응답자의 평균연령은 37.3세 (SD=7.33), 평균 근속연수는 10.2년 (SD=3.12)으로 나타났다. 교육수준의 경우 모든 응답자들이 4년제 대학졸업 이상이며 61명(19.6%)은 대학원 이상의 학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디지털영업기술 사용경험에 관한 질문에서 응답자 모두가 웹엑스, 줌과 같은 단체 영상회의 솔루션을 사용 중이라고 응답했다. 그리고 91.3%가 슬랙 등의 업무흐름 기반 공동작업 솔루션을 사용한 경험이 있으며 87.1%는 영업활동 자동화(SFA)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콘텐츠 공유, 영상회의, 고객 데이터 분석 등의 기능이 통합된 디지털영업공간(Hilbert and Jackson, 2020)을 사용하고 있다는 응답도 23.7%로 나타났다. 이에, B2B 영업활동에서 디지털영업기술이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첨부 1> 참조).
본 연구는 선행연구를 통해서 타당성과 신뢰성이 검증된 측정항목들을 연구의 목적에 맞도록 일부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디지털 문해력은 이것이 다차원으로 구성된 개념이라는 선행연구 결과를 반영해 창의성과 혁신, 소통과 협업, 비판적 사고와 의사결정 등의 상황에서 디지털 기술을 적정하게 활용할 수 있는가를 측정하였다(Covello 2010). 다음으로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은 Román과 Rodríguez(2015)의 연구와 McDonald와 Siegall(1992)의 연구에서 사용된 기술 자기효능감 측정문항을 본 연구에 맞게 일부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직무스트레스 측정을 위해서는 Stanton 등(2001)의 연구와 신기술 도입에 따른 영업사원의 직무스트레스에 관한 Román 등(2018)의 연구에서 사용된 4개 항목들을 도입하였다. 마지막으로 응답자들의 통제욕구는 관련 연구에서 널리 사용되는 Burger and Cooper(1979)의 ‘장기적 통제욕구(chronic desire-for-control)’의 4개 항목을 사용해 측정하였다(<첨부 2> 참조). 본 연구는 통제변수로 성별과 연령을 도입하였다. 성별의 경우 ‘0=남성, 1=여성’으로 더미변수화하여 처리하고 연령은 ‘1=20대, 2=30대, 3=40대, 4=50대 이상’으로 재구성하여 분석을 수행하였다.
연구에 도입된 구성개념들의 신뢰성은 변수의 내적일관성과 요인적재량을 확인하였다. 먼저 내적일관성을 확인한 결과 모든 구성개념의 크론바하 알파(Cronbach’α) 계수가 0.7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합성신뢰도(CR: composite reliability) 값도 모든 구성개념이 0.7을 넘어 내적일관성 기준을 충족하였다(Nunnally 1978) (<표 1> 참조).
타당도는 집중타당도와 판별타당도를 검증하였다. 먼저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해 집중타당성을 분석하였다. 측정모형의 경우 χ2(98)=189.362, CFI=.969, TLI=.962, IFI=.970, RMSEA=.055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적합한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 집중타당도는 잠재변수의 평균분산추출(AVE: average variance extracted)과 측정항목의 유의성을 통해 확인하였다. 분석결과 모든 잠재변수의 표준분산추출 값이 기준치 0.50을 상회하고 측정항목들도 모두 p<.001 이하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판별타당도는 잠재변수 측정항목의 교차요인적재량(cross-loading)을 통해 확인하였다. 그리고 각 잠재변수의 평균분산추출 제곱근 값이 다른 잠재변수와의 상관계수를 초과하는지 비교하였다(Fornell and Larcker 1981). 분석결과 각 잠재변수에 속한 측정항목들의 적재량이 다른 측정항목의 적재량에 비해 뚜렷하게 높았다. 그리고 모든 잠재변수의 평균분산추출 값이 해당 잠재변수와 다른 변수들 간의 상관계수 값보다 높게 나타났다. 추가적로 판별타당도 검증을 위해 측정변수들의 분산팽창지수(VIF: variance inflation factor)를 확인하였는데 모든 변수가 권장치인(Hair et al., 2017) 4.0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나 다중공선성에도 문제가 없었다(<표 2> 참조). 이에 본 연구에 사용된 모든 측정항목의 신뢰도와 타당도가 확보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변수 | 1 | 2 | 3 | 4 |
---|---|---|---|---|
디지털 문해력 | .864† | |||
2.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 | .584*** | .804† | ||
3.직무스트레스 | -.330*** | -.478*** | .863† | |
4.통제욕구 | -.352*** | -.279*** | .550*** | .884† |
가설검증을 위해서 B2B영업사원의 디지털 문해력이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을 통해 직무스트레스에 영향을 주는 매개효과가 유의한지 확인하였다. 매개효과 확인을 위해서 위계적 회귀분석과 부트스트래핑 분석을 실시하였다(95% CI, n=1,000). 각 분석에는 연령을 통제변수로 도입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매개경로가 통제욕구에 의해서 조절되는 조절된 매개효과를 확인하여 위해서 저자는 Hayes(2018)의 Process macro model 8를 활용하여 가설을 검증하였다(95% CI, n=1,000).
먼저 B2B영업사원의 디지털 문해력이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을 매개로 직무스트레스에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해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Baron and Kenny 1986). <표 3>에 제시된 바와 같이 각 모형은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였고 독립변수와 통제변수와 매개변수를 모두 포함한 단계 모형의 설명력은 23.0%로 나타났다.
그리고 B2B영업사원의 디지털 문해력은 직무스트레스를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나 직접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b=-.310, p<.001). 그리고 디지털 문해력은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에도 높은 수준의 정(+)의 영향을 주었다(b=.528, p<.001). 디지털 문해력과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을 모두 고려한 3단계 모형의 경우,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은 직무스트레스를 유의하게 낮추었으나(b=-.455, p<.001) 디지털 문해력의 직접효과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b=-.071, p>.05). 이에 B2B영업사원의 디지털 문해력은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의 매개를 통해서 직무스트레스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검증되어 가설1은 지지되었다. 한편, 통제변수인 연령과 성별은 유의하지 않았다 (<표 3> 참조).
위계적 회귀분석은 매개효과의 크기와 통계적 유의성을 검증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저자는 Hayes(2018)의 PROCESS macro 모형 4를 통한 부트스트래핑 매개효과 분석을 실시하였다(95% CI, n=1,000). 분석결과 디지털 문해력이 직무스트레스에 영향을 주는 간접효과 계수의 95% 신뢰구간 하한값(lower limit)은 -.321, 상한한계(upper limit)은 -.163으로 신뢰구간 안에 0을 포함하지 않아 매개 경로가 유의하며 그 크기는 -.238였다 (<표 4> 참조).
b | SE | t | 95% 신뢰구간 | ||
---|---|---|---|---|---|
하한값 | 상한값 | ||||
간접효과 디지털 문해력 →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 → 직무스트레스 |
-.238 | .040 | -5.950*** | -.321 | -.163 |
직접효과 디지털 문해력 → 직무스트레스 |
-.071 | .057 | -1.245 | -.186 | .048 |
총효과 디지털 문해력 → 직무스트레스 |
-.310 | .060 | -5.167*** | -.421 | -.187 |
다음으로 디지털 문해력이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을 통해서 직무스트레스에 영향을 주는 매개경로가 통제욕구에 의해 조절되는 조절된 매개효과를 검증하였다(가설 2). 그리고 통제욕구가 디지털 문해력이 직무스트레스를 낮추는 직접효과도 조절하는지 확인하였다(가설 3).
먼저 B2B영업사원의 디지털 문해력과 통제욕구 상호작용항이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에 주는 영향이 유의한 것으로 나타나(b=-.215, p<.001) 조절효과가 존재함을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디지털 문해력이 직무스트레스에 주는 직접효과를 검증한 결과, 직접효과는 유의하게 나타났다(b=-.313, p<.001). 그러나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 및 디지털 문해력과 통제욕구의 상호작용항을 투입한 모형에서 디지털 문해력이 직무스트레스에 주는 영향은 통제욕구에 의해 조절되지 않았다 (b=.031, p>.05). 이에 가설 3은 기각되었다 (<표 5>, <그림 2> 참조).
다음으로 조절된 매개효과의 크기와 통계적 유의성 확인을 위해 Hayes(2018) PROCESS macro 모형 8을 사용한 부트스트래핑 분석을 실시하였다. B2B영업사원의 디지털 문해력이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을 통해 직무스트레스를 낮추는 매개경로는 크기가 -.189이며 95% 신뢰구간 하한값이 -.255, 상한값이 -.131로 신뢰구간 안에 0을 포함하지 않아 조절된 매개효과가 유의함을 확인하였다 (<표 5> 참조). 이에 가설2는 지지되었다.
저자는 추가적으로 조절효과를 해석하기 위해 단순기울기분석(simple slope analysis)을 수행하였다. 통제욕구 수준의 분류는 평균값을 중심으로 1개 표준편차만큼 위, 아래에 위치한 값을 사용하였다(평균 ± 1SD). 통제욕구 수준에 따라 회귀식을 유도한 결과 디지털 문해력이 증가할수록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은 정(+)의 방향으로 증가하였으며 이러한 증가폭은 통제욕구 수준에 의해 유의한 차이가 존재함을 확인하였다(<표 6>, <그림 3> 참조).
통제욕구 | b | 95% 신뢰구간 | |
---|---|---|---|
하한값 | 상한값 | ||
-1 SD (2.027) | .687*** | .579 | .778 |
M (2.889) | .466*** | .399 | .587 |
+1 SD (3.751) | .299*** | .176 | .418 |
Ⅳ.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디지털영업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디지털 문해력의 영향을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이를 위해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디지털 문해력이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을 거쳐 직무스트레스를 낮추는 매개모형을 수립하였다. 그리고 B2B 영업사원에게 바람직한 특질로 인식되어 왔으나 신기술 수용의 저해요인으로 알려진 통제욕구(Mayer and Greenbert 2006)가 신기술 자기효능감의 매개효과를 조절하는지 확인하였다.
먼저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의 매개효과를 분석한 결과, 디지털 문해력은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의 매개를 통해서만 직무스트레스를 낮추는 완전매개 효과가 존재함을 확인하였다. 디지털 문해력은 일상생활 전반에 사용되는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도 및 활용역량이다. 그러나 디지털영업기술과 같이 업무수행을 위해 사용되는 디지털 기술은 복잡도가 높아 상당한 수준의 교육훈련과 사용경험을 요구한다(Türker and Pala 2020). 이러한 이유로 디지털 문해력은 직무스트레스를 직접 낮추지는 못하지만, 디지털영업기술 자아효능감을 높임으로써 직무스트레스를 낮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연구결과는 직무와 관련된 기술 자아효능감(work-related technology self-efficacy)이 직무스트레스를 낮춘다는 선행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McDonald and Siegall 1992).
다음으로 디지털 기술의 활용이 필수적이 된 업무환경에서 B2B영업사원의 통제욕구가 직무스트레스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확인하였다. 분석결과 B2B영업사원의 통제욕구는 디지털 문해력이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을 통해 직무스트레스를 낮추는 매개효과를 조절하였다. 높은 수준의 디지털 문해력이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의 제고를 통해 직무스트레스를 낮추는 긍정적 효과를 통제욕구가 상쇄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통제욕구가 높은 B2B영업사원이 디지털영업기술을 사용하는 경우, 상황을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한다고 인식해 직무스트레스가 증가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편 가설3에서 예상했던 바와는 다르게 B2B영업사원의 통제욕구는 디지털 문해력이 직무스트레스에 미치는 직접효과를 조절하지는 못했다. 선행연구들은 지각된 통제가능성이 낮은 상황이 높은 통제욕구를 가진 개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을 밝혔는데 (Mazure et al. 2001), 본 연구결과도 이러한 관점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즉, 디지털영업기술과 같이 지각된 통제가능성이 낮은 업무용 도구를 활용하는 상황에서만 통제욕구의 부정적 영향이 발현되는 것이다. 이것은 지각된 통제가능성이 높은 경우 통제욕구는 오히려 부정적 심리상태를 완화한다는 주장과도 일치한다(Choi and Oh 2014).
본 연구는 최근의 디지털 업무혁신 하에서 종업원에게 보편적으로 요구되는 디지털 문해력 개념을 중심으로, 신기술 도입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에 대한 이론적, 실무적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첫째, 본 연구는 B2B영업사원 맥락에서 디지털 문해력의 영향을 거의 최초로 실증했다는 것에 이론적 기여가 있다. 이를 통해 디지털영업기술의 도입확대가 B2B영업사원의 정신건강, 나아가 업무성과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관한 이론적 기반을 제공하였다. 영업사원의 디지털기술 활용역량은 그간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최근 이론적, 실무적으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Giovannetti, Cardinali and Sharma 2020) 본 연구는 이론적 이해를 제고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둘째, 선행연구들은 디지털 문해력이 업무성과를 높이는 선행요인이라는 점은 밝혔으나 그 영향 메커니즘에 관한 설명은 부족한 실정이었다(Baskaran, Lay, Ming and Mahadi 2020; Giovannetti, Cardinali and Sharma 2020). 본 연구는 디지털 문해력이 업무수행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 향상을 통해서만 직무스트레스를 낮춘다는 사실을 실증하였다. 이러한 매개경로를 증명함으로써 디지털 문해력이 종업원에게 미치는 영향 관한 이론적 설명력을 강화하였다.
셋째, 통제욕구와 같이 B2B영업사원의 업무성과를 높이는 것으로 인식되었던 개인적 특질이 오히려 디지털영업기술의 도입과 활용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을 실증하였다. 이것은 디지털 기술의 사용이 보편화된 업무환경 하에서 요구되는 B2B영업사원의 특질을 재정립하는 후속연구를 위한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문해력과 디지털영업기술 자기효능감이 B2B영업사원의 직무스트레스에 주는 영향은 연령과 무관함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기술사용에 따른 스트레스 수준은 연령에 비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직무관련 기술의 활용은 기술 자체뿐만 아니라 직무에 대한 이해와 숙련도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Evans 2017) 연구결과는 이런 추론을 뒷받침하였다.
B2B디지털영업기술의 도입이 크게 증가되는 상황에서 본 연구는 B2B영업사원의 채용 및 육성에 관한 실무적 시사점을 제공하였다. 채용의 경우, 무엇보다 디지털 문해력 측정을 채용과정 상에 도입하고 디지털 문해력이 높은 인력을 채용하려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다. 디지털 문해력이 높은 영업사원은 업무에 사용되는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술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B2B영업사원도 디지털 문해력이라는 기본자질을 갖추어야 변화하는 영업환경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디지털영업기술에 대한 충분한 교육훈련을 통해서 디지털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춘 B2B영업 인력을 육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비대면 영업상황에서 디지털기술을 다루는 역량은 B2B영업사원의 전문성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Ogilve, Agnihotri, Rapp, and Trainor 2018). 이에 단순히 기능을 익히는 수준의 교육을 넘어서, 디지털영업기술을 활용한 실제 영업상황을 가정하고 각 기능의 활용역량과 전반적인 태도, 시간활용의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면서 훈련해야 한다. 이러한 반복훈련을 제공함으로써 B2B영업사원에게 디지털기술을 사용하는 영업상황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
동시에 기업의 디지털영업활동 전략과 가이드를 제시하여 디지털영업기술 활용법과 기대효과를 명확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통해 영업활동(sales journey)의 각 단계에서 기술을 적시적소 사용을 유도하고 인지된 통제감의 기대수준도 관리할 수 있다.
영업인력 관리의 경우, B2B영업에서 온라인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 맞춰 B2B온라인 영업 직무, 조직을 별도로 분리하고 이에 적합한 자질을 갖춘 영업사원의 채용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온라인영업에 관여하는 마케팅조직, ICT조직 및 기술지원 조직의 역할과 협업 프로세스를 정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B2B영업사원 개인의 부족한 디지털기술 활용역량을 조직적으로 지원함으로써 바람직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영업기술을 도입함에 있어서 영업사원의 현재 고충(pain points)을 정확히 분석하고 이것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솔루션을 선택해야한다. 가격이나 첨단기술 적용 여부가 아니라 사용자중심 시각(user-centric perspective)을 가지고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디지털영업기술의 도입이 아직 초기단계라는 점을 고려하여 디지털영업기술 사용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디지털영업 지원센터(back-office)를 갖추는 것도 직무스트레스를 낮추고 영업성과를 제고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디지털영업기술과 관련해 직무스트레스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디지털 문해력과 업무기술 자기효능감을 도입하였다. 그러나 B2B영업사원의 직무스트레스에는 더 다양한 영향요인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신기술 수용과 관련하여 널리 언급된 인지된 유용성, 사용용이성, 개인 혁신성(personal innovativeness) 등의 변수들도 사용자의 스트레스 수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Siamagka, Christodoulides, Michaelidou and Valvi 2015).
둘째, 본 연구에서는 디지털 문해력과 업무기술 자기효능감이 직무스트레스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으로 연구모형을 설정하였다. 그러나 모형을 확장하여 각 요인들이 직무스트레스의 다른 요인들(예: 일과 삶의 불균형, 역할 갈등, 직위불안, 자긍심 결여 등)을 통해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펴본다면 보다 의미 있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사용하는 디지털업무기술의 종류나 난이도에 따라 통제욕구의 효과가 다르게 나타는지를 보다 명확히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통제욕구의 효과는 상황의 인지된 통제가능성에 따라 다르게 발현된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Mazure et al 2001), 이를 명확히 반영하는 것도 의미 있는 연구가 될 것이다.
넷째, 본 연구는 한국 대기업에 소속된 B2B 영업사원만을 대상으로 실증분석을 수행하였다. 이에 직무관련 디지털 기술 도입이 종업원에게 주는 영향을 보다 일반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업규모, 산업, 직무 등을 다양화한 표본을 가지고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직무에 따라 업무관련 기술의 활용이 전체 업무에서 차지하는 양적, 질적인 중요도에 차이가 존재하고 그에 따라서 효과는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연구모형을 B2C영업 맥락으로도 확장해 디지털 문해력의 영향을 검증하는 것도 의미 있는 연구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직무스트레스 외에 보다 다양한 영향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업무관련 기술은 직무성과, 직무만족, 직무몰입 등의 조직효과성은 물론 기업성과에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주며(Aburub and Jordan 2018; Lin, Yip, Ho, and Sambasivan 2020) 기술발전으로 인해 그 영향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 문해력, 기술 자기효능감 등이 종업원에게 주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찰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