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최근 팬덤 플랫폼, 특히 위버스(Weverse)와 같은 서비스는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팬 문화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며 디지털 환경에서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을 창출하였다. 팬덤 플랫폼이 등장하기 전에는 팬과 아티스트 간 소통이 오프라인 콘서트 참여, 음반 구매, 개인적인 소셜 미디어 활동 등 여러 채널로 분산되어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팬덤 플랫폼을 통해 팬들이 실시간으로 아티스트와 직접 소통할 수 있으며, 플랫폼 내에서 콘텐츠 소비와 상품 구매가 통합적으로 이루어진다. 실제로 위버스는 2023년 11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1억 1,300만 건 이상의 앱 다운로드와 월간 1,000만 명 이상의 활성 사용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위버스샵(Weverse Shop)을 통해 같은 기간 1,800만 개 이상의 상품이 판매되는 등 전통적 이커머스와는 차별화된 콘텐츠 중심 소비 생태계를 구축하였다.
팬덤 문화 역시 이러한 플랫폼의 등장과 함께 변화하고 있다. 과거 팬덤이 스타를 일방적으로 추종하는 수동적 소비자 집단으로 여겨졌다면, 오늘날 팬들은 참여적 문화(participatory culture)의 주체로서 능동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역할을 한다(Ding, 2022). 예컨대 팬들은 위버스에서 아티스트의 게시물에 댓글을 달고, 팬아트나 팬픽션을 제작해 커뮤니티에 올리며, 다른 팬들과 활발히 교류한다. 이러한 참여적 활동을 통해 팬들은 자신만의 문화를 형성하고 정체성을 표현하며, 동시에 글로벌 팬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팬들은 아티스트의 연습생 시절부터 데뷔 후 성장 과정까지 실시간으로 접하며, 이들을 단순한 스타가 아닌 ‘함께 성장하는 친구’로 인식하게 된다(한미화, 나은경, 2022). 결과적으로 팬덤 플랫폼의 소비는 단순한 상품 구매 행위를 넘어 팬과 아티스트 간 정서적 유대감과 커뮤니티에서의 정체성 표현의 과정으로 작용하며, 이는 일반적인 이커머스 소비자 행동과 구별되는 팬덤 플랫폼만의 특수성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팬덤 플랫폼이 소비자 경험과 구매 행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연구는 주로 팬덤의 문화적․사회적 의의에 집중하거나(김수정, 김수아, 2015; 윤유경, 채지영, 2009; Ding, 2022) 설문 기반의 동기 분석에 머무르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플랫폼의 기능 및 팬 커뮤니티의 관계 형성 효과에 관한 연구가 일부 이루어졌으나(유영하, 김영재, 2024; 홍서윤, 김승인, 2022), 실제 이용 데이터에 기반한 소비자 행동의 세분화와 고객 가치 창출 메커니즘에 대한 실증적 분석은 매우 부족하다. 특히, 디지털 소비자 여정 이론과 사용 기반 세분화 이론을 통합적으로 적용하여 팬덤 플랫폼 고객의 행동 유형과 경제적 가치를 분석한 연구는 전무하다.
본 연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팬덤 플랫폼 이용자의 실제 앱 사용 로그와 구매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 여정 이론과 사용 기반 세분화 이론을 통합한 통합적 이론틀을 바탕으로 팬덤 플랫폼 유료 이용 고객의 행동 유형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자 하며 고객 가치 창출 요인을 실증적으로 규명하고자 한다. 특히, 구매 전환 속도라는 새로운 행동 지표를 도입하여, 팬덤 플랫폼에서의 소비자 여정이 기존 이커머스와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밝히고, 팬덤 소비자 행동 연구의 이론적․방법론적 외연을 확장한다.
일부 기존 연구에서 팬덤의 유형화를 시도하였다. 예를 들어, Mackellar(2009)는 참여 관찰을 통해 엘비스 리바이벌 페스티벌 참가자들을 사회적 참여자, 일시적 참여자, 팬, 열광적 팬으로 구분하였다. 그리고 오현정 외(2020)는 잠재 프로파일 분석(LPA: latent profile analysis)을 활용하여 한국 중학생들의 팬덤 활동을, 소극적 활동 그룹, 온라인 활동 그룹, 물품 구매 활동 그룹, 서포트 활동 그룹,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김혜성 외(2022)는 텍스트 마이닝을 활용하여 유튜버 팬덤을 충성도 높은 팬, 가짜 충성도 팬, 잠재 충성도 팬, 충성도 없는 팬으로 세분화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팬덤의 전반적인 활동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구매 행위에 대한 세분화 분석으로는 연결되지 않아 소비 행동에 대한 제한적인 시각만을 제공하였다. 하나의 예외로 곽영식 외(2024)는 팬덤의 온라인 및 오프라인 소비 활동을 기준으로 팬덤 유형을 정의하였으나 이는 설문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체적인 소비 유형을 구분한 연구로 온라인 팬덤 플랫폼 이용 행태에 대해 집중하는 본 연구와는 구분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연구 질문을 설정하였다.
RQ1: 팬덤 플랫폼 유료 이용자의 행동 패턴은 어떤 잠재적 프로파일로 세분화되는가?
RQ2: 팬덤 플랫폼 고객의 어떠한 사용 행태 요인이 고객 가치(총 구매금액)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가?
본 연구의 주요 기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콘텐츠-커뮤니티-커머스가 결합된 팬덤 플랫폼 환경에서의 소비자 여정을 팬덤 맥락에 맞게 재구성하고, 실제 행동 데이터 기반의 사용 기반 세분화(usage-based segmentation)를 결합함으로써, 기존 e커머스 중심 소비자 연구를 보완한다. 둘째, 앱 사용 로그와 구매 기록 등 객관적 데이터를 활용하여, 팬덤 플랫폼 고객의 행동 유형과 경제적 가치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규명함으로써, 설문 응답에 의존하던 기존 연구와의 방법론적 차별성을 확보한다. 이러한 시도는 팬덤 연구의 타당성을 높이며, 기존 연구 분야에서 부족했던 고객 가치에 관한 팬덤 연구에서 구매 전환 속도의 중요성을 밝혀낸다. 셋째, 세분시장별 특성에 따라 로열티 보상, 커뮤니케이션 전략 등 실무적으로 활용 가능한 맞춤형 마케팅 전략의 근거를 제공하여, 팬덤 기반 비즈니스 모델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다.
Ⅱ. 이론적 고찰
디지털 소비자 여정(digital customer journey)은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인지하고 구매한 후 충성 고객이 되기까지 거치는 일련의 단계들을 의미한다(Lemon & Verhoef, 2016). 본 연구는 이 이론을 팬덤 플랫폼이라는 특수한 맥락에 적용하여, 팬덤 플랫폼 이용자의 여정을 1) 콘텐츠 노출, 2) 플랫폼 상호작용, 3) 구매 전환, 4) 재구매 및 충성도 형성의 네 단계로 재구성한다.
콘텐츠 노출 단계는 팬덤 여정의 시작점으로 팬이 아이돌이나 관련 콘텐츠를 처음 접하거나 재노출되는 시점이다. 디지털 시대 팬들은 소셜 미디어, 동영상 플랫폼, 포털 사이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아이돌 콘텐츠에 접근한다. 예를 들어, 유튜브나 틱톡의 영상, 트위터의 팬캠이나 밈, 포털 사이트의 기사 등 다양한 콘텐츠 노출은 팬들의 관심을 자극하며, Lemon and Verhoef(2016)가 강조한 다채널 접점의 중요성을 반영한다. 또한 팬들은 초기 콘텐츠를 통해 욕구나 정서적 필요를 인식하며, 이는 소비자 행동 모델의 필요 인식(need recognition) 단계와 일치한다(Zhang & Benyoucef, 2016). 윤유경과 채지영(2009)의 연구처럼 팬들은 개인적 위로나 정서적 위안을 콘텐츠를 통해 경험하며 팬덤 활동을 시작하기도 한다. Ding(2022) 역시 글로벌 팬 네트워크 형성에서 콘텐츠 노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팬들의 디지털 미디어 의존성을 설명하였다.
이 단계는 팬들이 팬덤 플랫폼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며 능동적 참여자로 전환되는 시기이다. 팬들은 콘텐츠를 단순 소비하는 것을 넘어 다른 팬들과 소통하고 사용자 생산 콘텐츠(UGC)를 창작․공유하는 등 참여적 문화를 형성한다(Ding, 2022; Jenkins, 2006). 위버스와 같은 팬덤 플랫폼은 팬들이 아이돌과 직접적이고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심리적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강신규, 2022). 또한 팬 커뮤니티의 집단적 경험과 소속감이 형성되는데, 팬들은 커뮤니티 내 상호작용을 통해 아이돌 정보를 얻고 평가하며, 이는 소비자의 정보 탐색 및 평가 과정과 유사하다(Zhang & Benyoucef, 2016). 팬들은 팬아트, 팬픽션 등 창의적 활동을 통해 자기표현과 심리적 만족감을 얻으며(윤유경, 채지영, 2009), 결과적으로 플랫폼 내 지속적인 상호작용이 촉진된다.
이 단계는 팬들이 플랫폼에서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실제 상품 구매로 이어지는 시점이다. 팬덤 플랫폼은 보통 커머스 기능을 내장하고 있어, 앨범, 굿즈, 공연 티켓, 유료 콘텐츠 등의 구매가 플랫폼 안에서 원스톱으로 이루어지도록 설계된다(강신규, 2022). 예컨대 하이브의 위버스는 커뮤니티와 전용 상점(Weverse Shop)을 연동하여 팬들이 커뮤니티에서 얻은 정보와 열정을 즉각 상품 구매로 연결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소셜 커머스와 팬덤 경제가 접목된 이러한 구조는 팬 경제(fan economy)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Jia et al., 2021; Liu, 2022). 상호작용 단계에서 쌓인 관계적 애착과 정보는 구매 전환의 주요한 촉진 요인으로 작용한다. Dinner et al.(2015)은 앱 이용과 구매 행동 간의 연관성을 밝혀, 팬덤 플랫폼에서도 이용 빈도가 높을수록 상품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설명하였다. 이는 팬덤 플랫폼처럼 전용 앱을 통해 팬 활동에 깊이 몰입할수록 굿즈나 티켓 구매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짐을 시사한다. Zhang and Benyoucef(2016)의 소셜 커머스 연구에 의하면 사회적 요인이 소비자의 구매 의도와 신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하며, 팬덤 환경에서도 마찬가지로 팬 커뮤니티의 분위기와 정보공유는 개별 팬의 구매 결정을 촉진한다. 구매 전환 단계에서 주목할 팬 행동 양상은 연예인에 대한 지지 표명의 일환으로서의 소비라는 점이다. 일반 소비자가 개인적 효용을 위해 상품을 구매하는 것과 달리, 팬덤에서는 상품 구매는 팬덤 활동의 연장선이자 아이돌에 대한 헌신의 표현인 경우가 많다(윤유경, 채지영, 2009). 이러한 팬들의 소비 활동은 기업 입장에서는 거대한 팬 경제로 이어진다. Liu(2022)는 팬 문화가 팬 경제 활성화의 핵심이라고 분석하며, 팬덤 플랫폼을 통한 집단적 구매 행동이 팬 경제의 기반임을 지적하였다.
팬들이 초기 구매 이후 지속적인 소비를 통해 높은 충성도를 형성하는 단계이다. Lemon and Verhoef(2016)가 제시한 로열티 루프(loyalty loop)의 개념처럼 팬들은 플랫폼 내에서 아이돌과의 꾸준한 상호작용과 전용 콘텐츠 소비를 통해 지속적인 구매를 반복한다. 이러한 반복적 소비는 팬덤 활동의 일상화이자 팬덤 충성도의 표현이며, 팬들이 오랜 기간 충성도를 유지하며 반복적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한미화, 나은경, 2022). 또한 팬들은 자신의 팬덤을 확장시키기 위해 자발적인 홍보와 확산 활동을 수행하며(Jia et al., 2021), 이는 포스트 구매 단계의 구전 활동으로 볼 수 있다(Lemon & Verhoef, 2016). 팬들의 충성도 증가는 팬덤 경제의 규모와 지속성을 강화하며, 기업들이 플랫폼을 통해 팬 충성도를 관리하고 유지하는 전략적 이유가 된다(Liu, 2022).
이러한 이용자 여정 모델은 기존 소비자 여정 이론을 팬덤 맥락에 특화시킨 것으로서, 팬덤 플랫폼이라는 융합적 공간에서 콘텐츠 경험, 사회적 상호작용, 상업화, 충성도 형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본 문헌고찰은 팬덤 플랫폼이 커뮤니케이션 공간이자 상거래 채널로 이중 기능을 수행하며, 참여적 팬 문화와 경제 활동을 통합함으로써 팬 경험을 총체적으로 형성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중 구매 전환 단계에서는 팬들이 사회적 관계 형성과 정서적 충족을 바탕으로 실제 상품 구매 행동을 실천하게 되며, 이는 팬덤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핵심 요인이 된다. 이는 팬덤 플랫폼에서 사용에 기반한 이용자 세분화 시에 구매 전 단계에서의 팬덤 플랫폼 이용 행태에 대한 고려가 중요하다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팬덤 연구에서는 팬들의 행동과 참여도를 중심으로 한 세분화, 즉 사용 기반 세분화(behavioral or usage-based segmentation)가 주요한 분석 틀로 부각되어 왔다. 사용 기반 세분화는 팬들의 인구통계적 특성이나 심리적 요인보다는 실제 행동과 이용 패턴을 기준으로 고객을 구분하는 접근으로, 팬덤 마케팅 전략 수립과 실행의 정교화를 위해 널리 활용되고 있다. 국내외 연구들은 팬들의 참여 정도와 소비 패턴 등을 바탕으로 다양한 팬 유형을 정의하고 이를 마케팅 전략과 연결하려는 시도를 지속해왔다.
초기 해외 연구 중 Mackellar(2009)는 엘비스 페스티벌에 참여한 팬들을 행동적 특성에 따라 사회적 참여자, 일시적 참여자, 팬, 열광적 팬으로 구분하였다. 사회적 참여자는 단순히 행사 분위기를 즐기는 수준에서 참여하며 팬덤 정체성이 가장 약한 집단이다. 일시적 참여자는 비정기적으로 참여하여 헌신도는 낮고, 팬은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팬 활동 참여로 높은 애정을 보이는 집단이다. 열광적 팬(광팬)은 가장 적극적이고 모든 활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하며 시간과 비용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핵심 팬 그룹으로 정의되었다.
국내 팬덤 세분화 연구 또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표 1>). 오현정 외(2020)는 중학생 팬덤 활동을 잠재프로파일 분석(LPA: latent profile analysis)을 이용해 소극적 활동 그룹, 온라인 활동 그룹, 물품 구매 활동 그룹, 서포트 활동 그룹으로 구분하였다. 소극적 그룹은 팬덤 활동에 거의 참여하지 않고, 온라인 활동 그룹은 주로 온라인에서의 교류에만 참여하며, 물품 구매 그룹은 주로 굿즈 등의 물리적 상품 구매에 적극적이다. 서포트 그룹은 공연 참석 등 오프라인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특징을 보였다. 이는 팬들의 다양한 참여 양상을 드러내고, 팬덤 행동을 세분화하여 마케팅적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
연구자 | 세분화 방법 | 데이터 및 방법 | 세분화 기준 | 세분화 결과: 팬덤 유형 및 주요 특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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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정 외 (2020) | 잠재 프로파일 분석(LPA) | ․ 데이터: 한국 아동·청소년 패널 조사 ․ 대상: 좋아하는 연예인/운동선수가 있는 중학생 15백여명 |
팬덤 활동 참여도 및 활동 유형 | 1. 소극적 활동 그룹: 팬덤 활동 참여가 거의 없으며, 학업 동기가 낮음. 2. 온라인 활동 그룹: 온라인을 통한 활동 참여, 학업 동기가 중간. 3. 물품 구매 활동 그룹: 굿즈 구매에 집중, 학습 동기가 높음. 4. 서포트 활동 그룹: 적극적 팬 활동(콘서트 참석 등), 학업 열의가 매우 높음. |
김혜성 외 (2022) | 텍스트 마이닝 및 군집 분석 | ․ 데이터: 유튜브 패션 인플루언서 동영상의 댓글 분석 ․ 방법: 댓글의 반복적 사용 패턴과 태도 분석 |
댓글 패턴 및 충성도 | 1. 충성도 높은 팬(loyalty viewers): 지속적 시청과 강한 충성도. 2. 가짜 충성도 팬(spurious loyalty viewers): 자주 댓글을 달지만 실제 충성도는 낮음. 3. 잠재 충성도 팬(latent loyalty viewers): 호감은 있지만 아직 적극적인 참여는 없음. 4. 충성도 없는 팬(no loyalty viewers): 간헐적 시청, 충성도 낮음. |
곽영식 외 (2024) | Mixture Model, 사전 및 사후 시장세분화 | ․ 데이터: 국내외 K-Pop 팬덤, 여성 270명 ․ 방법: 온라인 및 오프라인 설문조사, FGI |
온라인 및 오프라인 활동 | 1. 소비중심 팬덤(consumption-oriented fandom): 온라인에서 앨범 다량 구매, 오프라인 활동 적음. 2. 라이트 팬덤(light fandom): 온라인 및 오프라인 활동에 중간 수준으로 참여. 3. 코어 팬덤(core fandom): 오프라인 콘서트 및 온라인 활동 모두에서 가장 활발함. 4. 참여중심 팬덤(participation-oriented fandom): 오프라인 활동에서 매우 활발하며, 유튜브 시청 빈도 높음. |
최근에는 빅데이터 및 정량 분석 기법을 활용한 팬덤 세분화 연구도 등장하고 있다. 김혜성 외(2022)는 유튜브 패션 인플루언서의 댓글 데이터를 텍스트 마이닝하여 팬들을 충성도가 높은 팬, 가짜 충성도 팬, 잠재 충성도 팬, 충성도 없는 팬의 네 가지 그룹으로 나누었다. 충성도가 높은 팬은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집단이며, 가짜 충성도 팬은 댓글은 활발히 달지만 실제 충성도는 낮은 팬들이다. 잠재 충성도 팬은 관심은 있지만 적극적인 참여가 적은 그룹이며, 충성도 없는 팬은 간헐적 시청에 그쳐 애착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팬 충성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팬덤 활동의 객관적 지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또한 팬들의 소비 행태를 중심으로 한 세분화 연구도 이루어졌다. 곽영식 외(2024)는 K-Pop 팬들의 온․오프라인 소비 데이터를 혼합분석(mixture model)을 통해 분석하여 소비 중심 팬덤, 라이트 팬덤, 코어 팬덤, 참여 중심 팬덤으로 팬덤 유형을 구분하였다. 소비 중심 팬덤은 온라인에서 주로 대량 구매를 하지만 오프라인 참여는 적은 반면, 코어 팬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측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핵심 팬 층이었다. 라이트 팬덤과 참여 중심 팬덤 역시 구매 형태와 참여 정도에서 구체적인 차이를 보였다.
본 연구는 실제 앱 사용 로그와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욱 정교하고 객관적인 팬덤 세분화를 수행하여 팬덤 소비에 대한 기존 연구의 이해를 확장하고자 한다. 특히 소비자 여정 단계와 팬 세그멘테이션을 연결하여 팬 행동의 단계적 특성과 팬 유형 간의 상호 연관성을 규명하고자 한다.
Ⅲ. 연구 방법론
본 연구는 팬덤 플랫폼 서비스인 위버스 앱 사용자를 중심으로, 앱 사용과 결제 데이터를 활용하여 고객 세분화를 진행하였다.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는 마케팅 패널 조사 업체인 마크로밀엠브레인으로부터 제공받은 국내 거주자의 패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며, 2019년 1월부터 2024년 5월까지의 위버스 앱 이용 및 결제 내역이 포함된다. 우선, 위버스 앱에서 실제 결제 경험이 있는 고객을 선별하였다. 단순히 앱을 다운로드하고 이용한 사용자뿐만 아니라, 실제로 결제 행위를 수행한 고객을 분석 대상으로 한정함으로써 연구의 타당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이후, 결제 경험이 있는 고객의 앱 설치 후 첫 구매까지의 기간(구매 전환 기간), 총 구매금액, 앱 이용 빈도 및 시간 등의 변수를 중심으로 시장 세분화를 진행하였다. 특히, 팬덤 플랫폼 이용 행태를 보다 정교하게 분석하기 위해 구매 전후의 앱 이용 패턴을 구분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팬덤 플랫폼에서의 소비자 행동을 보다 정교하게 분석하기 위해 잠재프로파일 분석을 활용하였다. LPA는 관찰된 데이터에서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잠재적인 소비자 집단을 식별하고 분류하는 통계적 기법으로, 기존의 단순 범주화 방식이 포착하지 못하는 복잡한 계층 구조를 밝히는 데 유용하다(e.g., Spurk et al., 2020; Woo et al., 2018). LPA는 흔히 사용되는 잠재계층 분석(LCA)과 공통점을 가지며, 두 방법 모두 데이터 기반 접근법을 활용하여 군집을 형성한다. 이는 연구자의 주관적인 판단을 최소화하고, 데이터 내 패턴과 유사성을 기반으로 최적의 집단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두 기법 모두 시장 세분화, 행동 패턴 분석 등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두 방법론의 차이는 데이터의 속성에 따라 적용 방식이 달라진다는 점에 있다. LCA는 명목형 변수를 기반으로 집단을 구분하는 데 중점을 두는 반면, LPA는 연속형 변수를 활용하여 잠재적인 프로파일을 분석하며, 소비 패턴, 학업 성취도, 행동적 특성과 같은 정량적 데이터를 포함한 연구에서 주로 사용된다(Oberski, 2016). 따라서 연구의 목적과 분석하려는 데이터의 특성에 따라 적절한 분석 기법을 선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LCA와 LPA는 다양한 사회과학 및 행동과학 연구에서 활용되며 연구 분야에서 널리 적용되고 있다(Woo et al., 2018). 먼저, LCA는 소비자의 특성과 태도에 따라 이질적인 집단을 분류하는 데 적합한 방법으로 평가된다. 예를 들어, 이유석 외(2020)의 연구에서는 공연 예술 관객을 세분화하기 위해 LCA를 활용하였다. 연구에서는 관람 빈도와 태도를 기준으로 저빈도 관객을 네 가지 유형으로 세분화하였으며, 이를 통해 소비자 그룹별 차별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반면, LPA는 특정 유형의 활동 참여 수준과 같은 정량적 변수를 포함한 연구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된다. 예를 들어, 오현정 외(2020)의 연구에서는 청소년 팬덤 활동을 LPA로 분석하여, 팬 활동 유형을 분류하고 이러한 유형이 학업 태도와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연구하였다. 연구 결과, 청소년들의 팬덤 활동 유형이 학업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본 연구에서는 팬덤 플랫폼 이용자의 앱 사용과 구매 행동을 연속형 변수로 분석할 필요성이 있기에, LPA를 적용하였다. 특히, 팬덤 소비자의 앱 이용 패턴(이용시간 및 이용빈도), 구매전환 기간(앱 이용부터 구매까지의 기간), 총 구매금액 등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팬덤 소비 행태의 잠재적인 패턴을 식별하고자 하였다. 이때 모형의 확률밀도함수는 식 (1)로 표현할 수 있다.
여기서는 개인 i(i=1,2,…,N)의 총구매금액, θ는 모델의 파라미터 추정치를 뜻하며, 해당 개인이 특정 잠재집단 k(k=1,2,…,K)에 속할 확률 πk와 특정 잠재집단 k의 정규밀도함수를 결합한 점수 분포로 LPA모델이 표시된다(Peugh & Fan, 2013). 잠재계층 분석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AIC(Akaike information criteria), BIC(Bayesian information criteria), 엔트로피(entropy) 등의 적합도 지수를 활용하여 다양한 모형을 비교하고 최적의 집단 수를 결정하였다(e.g., Peugh & Fan, 2013; Spurk et al., 2020). 이러한 과정을 통해 연구자는 팬덤 플랫폼 이용자들의 소비 행태를 보다 정확하게 구분하고, 각 세분시장(segment)의 특성을 보다 명확히 도출할 수 있었다.
Ⅳ. 분석결과
본 연구에서는 앱 첫 이용부터 구매까지의 기간(최장 약 2년)을 고려하여 2022년 1월 이후 위버스 플랫폼에서 결제 내역이 존재하는 총 714명의 패널 데이터를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이들 패널의 위버스 앱 이용 행태 및 구매 내역을 정리하여 고객 세분화 분석에 활용하였으며, 각 변수의 기본 통계량은 <표 2>에 제시되어 있다. 우선, 위버스 앱의 이용시간과 이용횟수를 첫 구매 이전과 이후로 구분하여 비교하였다. 분석 결과, 첫 구매 이전과 이후의 앱 이용시간 간 상관계수는 .637(p<.001), 전후의 이용횟수 간 상관계수는 .621(p<.001)로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구매 여부와 관계없이 이용자들의 앱 사용 패턴이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며, 구매 이후에도 구매 이전과 유사하게 앱을 이용하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시장 세분화 분석에서는 구매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높은 구매 후의 위버스 앱 이용 행태를 중심으로 LPA 분석을 수행하였다. 패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개별 패널의 평균 총 구매금액은 약 190천 원 수준이며, 평균 4.2회의 결제가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팬덤 플랫폼 이용자들이 비교적 높은 결제 빈도를 유지하면서도, 개별 결제당 지출 금액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잠재프로파일 분석에서 적절한 군집의 수를 결정하는 것은 분석의 신뢰도를 확보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AIC와 BIC와 같이 모형의 복잡도를 반영하는 적합도 지수(fit information criteria)를 활용하여 최적의 세분시장 수를 결정하였다(Ram & Grimm, 2009). <표 3>에서 제시된 결과와 같이, AIC와 BIC 값이 가장 낮게 나타난 “4개 집단”을 최적 세분시장의 수로 선택하였다. 이를 통해 소비자 그룹 간의 차이를 보다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으며, 팬덤 플랫폼 이용 행태에 따른 시장 세분화의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LPA 분석 결과, 위버스 플랫폼 내 구매 고객들은 총 4개의 세분시장으로 구분되었으며, 각 세그먼트는 구매 행태와 앱 이용 패턴에 따라 차별적인 특성을 보였다. 각 세분시장별 기본 통계량은 <표 2>에 정리되어 있으며 주요한 특성은 다음과 같다.
이 그룹은 앱 사용 빈도와 총 구매 금액이 가장 낮은 세그먼트로, 플랫폼 내에서의 소비 활동이 제한적인 특징을 보였다. 총 구매 금액은 전체 평균의 약 1/3 수준이며, 앱 설치 이후 첫 구매까지의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편이었다. 또한, 구매 전 앱 이용 시간이 짧고, 구매 후에도 앱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Premium 구매자 그룹은 총 구매 금액이 높고, 앱 사용률 또한 높은 소비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Heavy 사용자 그룹과 함께 가장 높은 총 구매 금액을 지불하는 경향을 보였다. 앱 이용 시작 후 구매 결정까지의 기간이 비교적 짧으며, 구매 전이나 후 모두 앱 이용 빈도가 많지 않은 특징을 보인다.
Casual 사용자 그룹은 앱 사용 빈도와 총 구매 금액이 중간 수준인 소비자들로 구성된다. 이 그룹의 구매 패턴은 Light 사용자 그룹과 유사하지만, 구매 전환까지의 기간이 가장 긴 특징을 보였다. 또한, 구매 전후의 앱 이용 시간이 Light 사용자보다 길어, 서비스 이용이 보다 활발한 소비자층으로 분류될 수 있다. 1회 평균 구매 금액은 약 3만 원 수준이며, 총 구매 금액은 전체 평균의 1/2~1/3 정도를 차지하였다.
Heavy 사용자 그룹은 앱 이용 빈도와 총 구매 금액이 가장 높은 세그먼트로, 플랫폼 내에서의 활동성이 가장 높았다. 이 그룹은 Premium 구매자 그룹과 비슷한 구매 당 결제 금액을 보였으나, 총 구매 금액은 다른 세그먼트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였다. 또한, 앱 설치 후 구매 전환까지의 기간이 약 한 달로, 평균의 1/3 수준으로 매우 짧은 특징을 보였다. 특히, 구매 전후 앱 이용 횟수와 이용 시간이 다른 세그먼트보다 현저히 길어, 위버스 플랫폼을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고객층으로 정의될 수 있다.
세분시장별 고객 특성을 보다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 위버스 플랫폼에서의 소비와 가장 유사한 디지털 콘텐츠 소비 및 관련 앱 이용 패턴을 탐색적으로 분석하였다. 관련된 기술 통계는 <표 4>, <표 5>, <표 6>에 제시되어 있다.
세분시장 간의 디지털 콘텐츠 구매 및 앱 이용 패턴 차이를 검증하기 위해 Kruskal-Wallis H 검정을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 음악 스트리밍 앱인 지니뮤직의 구매 횟수(χ2(3)=28.121, p<.001) 및 총 구매 금액(χ2(3)=28.881, p<.001)에서 세그먼트 간 유의한 차이가 존재함이 밝혀졌다. 이는 소비자 그룹별로 디지털 콘텐츠 소비 성향이 다름을 시사하며, 특정 그룹(Heavy 및 Premium 사용자 그룹)에서 음악 관련 콘텐츠 구매가 두드러짐을 보여준다.
문화 소비 관련 소비자의 앱 이용 행태를 분석한 결과, 뷰티 관련 앱, 엔터테인먼트 앱, 그리고 음악 앱 이용 패턴에서 그룹 간 차이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뷰티 관련 앱에서는 다른 사용자 그룹에 비해 Heavy 사용자 그룹이 가장 높은 이용률을 기록하였다(접속 횟수: χ2(3)=8.192, p= .042; 이용 시간: χ2(3)=6.660, p=.084). 엔터테인먼트 앱에서는 Heavy 사용자 그룹과 Premium 사용자 그룹이 상대적으로 높은 접속 횟수와 이용 시간을 보였다(접속 횟수: χ2(3)=8.855, p=.031; 이용 시간: χ2(3)=11.681, p=.008).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이용 패턴을 세분시장별로 분석한 결과, 각 그룹이 선호하는 서비스 유형이 다르게 나타났다. Kruskal-Wallis H 검정 결과, 음악 앱 이용 횟수와 이용 시간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었으며(접속 횟수: χ2(3)=13.053, p=.004; 이용 시간: χ2(3)=17.452, p<.001), 특정 음악 앱에서는 더욱 뚜렷한 차이가 관찰되었다. 예를 들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Melon)의 경우, Casual 사용자 그룹과 Heavy 사용자 그룹이 가장 높은 이용률을 보이며(접속 횟수: χ2(3)= 8.375, p=.039; 이용 시간: χ2(3)=13.027, p=.005), 상대적으로 다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보다 멜론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삼성뮤직, 지니뮤직, 스포티파이(Spotify), 벅스뮤직에서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반면, Light 사용자 그룹은 유튜브 뮤직의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유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보다는 무료 스트리밍 플랫폼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삼성 뮤직 접속 횟수: χ2(3)=9.131, p=.028, 이용 시간: χ2(3)= 9.595, p=.022; 지니 뮤직 접속 횟수: χ2(3)= 12.227, p=.007, 이용 시간: χ2(3)=11.332, p=.010; 스포티파이 접속 횟수: χ2(3)=18.257, p<.001, 이용 시간: χ2(3)=14.741, p=.002; 벅스 뮤직 접속 횟수: χ2(3)=18.903, p<.001, 이용 시간: χ2(3)= 12.552, p=.006).
이러한 분석 결과는 팬덤 플랫폼 내에서 소비자 그룹별로 디지털 콘텐츠 소비와 앱 이용 성향이 다르며, 특정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가 명확히 구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Casual 사용자와 Heavy 사용자 그룹은 음악 앱 이용 시간이 길며, 이들 그룹이 멜론과 같은 특정 유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경향이 뚜렷하였다. 이는 해당 그룹이 일정 수준의 음악 관련 콘텐츠 소비 의지와 지불 의향을 가진 충성 잠재 고객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러한 그룹에게는 팬덤 플랫폼 내 콘서트 영상 등 유료 서비스의 고도화된 제안이 소비 진작에 효과적일 수 있으며, 음악 플랫폼과의 제휴 혹은 연동을 통해 팬덤 기반 커머스 확장을 유도하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반면, Light 사용자 그룹은 유튜브 뮤직과 같은 무료 음악 서비스를 더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유료 음악 서비스 이용 빈도는 낮은 편이었다. 이는 Light 사용자 그룹이 가격 민감도가 높고 전환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객층임을 시사하며, 이는 비상업적 콘텐츠 기반의 관계 형성 중심 전략이 유용하며 무료 체험 제공, 커뮤니티 내 참여 유도 등 유도 전략이 필요한 타깃군임을 보여준다.
기존 연구에서 팬덤 서비스 이용자들의 굿즈 구매 행태에 대한 분석이 일부 수행된 바 있으나(곽영식 외, 2024), 어떠한 소비자의 행동 특성이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실증적 분석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총 구매액으로 대변되는 고객가치를 종속변수로 설정하고, 소비자 여정에서의 어떠한 행동 특성이 구매를 설명하는지 탐색적 분석을 수행하였다.
기존 연구에서는 디지털 서비스 이용 빈도와 구매 간의 연관 관계가 지속적으로 입증되어 왔다(Jang et al., 2022; Venkatesh & Agarwal, 2006). 본 연구에서도 이를 반영하여 앱 이용 횟수와 앱 이용 시간을 독립 변수로 설정하였다. 또한, 앞서 팬덤 이용자들의 소비자 여정을 고려할 때, 중요한 요인으로 밝혀졌던 앱 이용 시작 후 첫 구매까지의 기간(구매전환 기간)을 추가적인 설명 변수로 포함하였다. 그리고 이전 Jang et al.(2022) 연구와 같이 총 구매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앱 이용 기간을 통제변수로 추가하여 총 구매액을 종속변수로 설정한 회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분석 결과는 <표 7>에 정리되어 있다. 회귀분석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다중공선성(multicollinearity)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VIF(variance inflation factor) 값을 검토하였으며, 모든 변수에서 VIF 값이 2 이하로 나타나 다중공선성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앞서 유형화된 팬덤 세그멘트별로 회귀 분석을 별도로 실시하였지만 집단별 변동성이 관찰되었으며 분석 모델의 설명력이 매우 낮아(대부분 R2 값이 .1 이하 수준), 고객 가치와 앱 이용 행태, 구매전환 기간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한 탐색적인 조사인 점을 고려하여 요약적인 해석이 가능한 전체 집단에 대한 통합적인 회귀 분석 결과를 통해 해석을 진행하려 한다. 다만, 집단별 차이는 향후 연구에서 탐색할 가치가 있는 중요한 주제로 남아 있다.
분석 결과 앱 이용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유의한 고객 가치의 상승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잦은 앱 이용이 구매횟수 증가로 이어진다는 Jang et al.(2020)의 결과와도 관련이 있다. 그리고 구매 전환 기간이 길수록 고객 가치가 낮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추가적으로 앱 이용 시간의 증가와 고객 가치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선 분석에서 앱 이용 기간과 총 구매액은 직관적으로 강한 상관관계를 가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에 구매 전환 기간과 총 구매액과의 연관성을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Hayes의 Process Model 4를 활용한 매개효과 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는 <그림 1>에 요약되어 있으며, 결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구매전환 기간이 총 구매액에 미치는 직접 효과(direct effect)는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그리고 앱 이용 기간이 매개하는 간접효과(indirect effect) 또한 유의미한 partial mediation(부분 매개) 결과가 나타났다. 즉, 소비자의 앱 이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총 구매액이 증가하는 효과가 존재하며, 이는 앱 이용 기간이 구매 행동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인임을 시사한다.
매개효과 분석 결과에서 구매전환 기간이 총 구매액에 미치는 직접 효과와, 앱 이용 기간이 매개하는 간접효과의 방향성이 반대되는 “inconsistent mediation(불일치 매개)”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구매전환 기간이 총 구매액에 미치는 직/간접적 영향의 총합이 다소 불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독립 변수 간의 조절 효과가 존재할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추가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결과는 <표 7>에 제시되어 있다. 조절효과 분석 결과, 앱 이용 기간과 구매전환 기간 간의 상호작용이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즉, 구매전환 기간이 길수록 앱 이용 기간이 구매액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하는 패턴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그림 2>에 정리되어 있다. 이러한 결과는 팬덤 소비자들이 플랫폼을 장기간 사용하더라도, 첫 구매까지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전체적인 구매액이 증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즉, 구매전환 속도가 빠른 고객일수록 앱 이용이 지속적으로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구매전환이 지연될 경우 앱 사용과 구매 간의 연계성이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남을 시사한다.
Ⅴ. 토의
본 연구에서는 팬덤 플랫폼 이용자들의 소비 행태와 앱 이용 패턴을 기반으로 시장을 세분화하고, 각 세그먼트의 특성을 규명하여 소비자별 맞춤형 전략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이하에서는 본 연구의 이론적 및 실무적 시사점을 정리하고 연구의 한계점과 향후 연구 방향을 논의한다.
연구 결과, 팬덤 플랫폼 이용자들의 소비 및 앱 이용 행태는 각 세그먼트별로 뚜렷이 구분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결과는 팬덤 플랫폼 운영자가 각 소비자 유형에 따른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함을 명확히 시사한다.
첫째, Heavy 사용자 그룹은 앱 이용 시간과 구매력이 높아 유료 음악 서비스나 프리미엄 멤버십 프로그램과 같은 고급화 전략을 통해 지속적인 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VIP 전용 이벤트, 프리미엄 회원 한정 굿즈 제공 등을 통해 고객 충성도를 더욱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Light 사용자 그룹은 구매 빈도가 낮고 앱 이용 시간이 짧은 특성이 있어 구매 전환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이들에게는 무료 체험 기회를 제공하거나, 앱 내에서 개인 맞춤형 콘텐츠 추천 및 다양한 할인 이벤트를 통해 초기 구매를 유도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다. 셋째, Casual 사용자 그룹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이용 시간이 긴 특성을 보이므로 음악 콘텐츠 기반의 마케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음악 앱과의 협력 이벤트를 통해 팬덤 플랫폼과 음악 스트리밍 간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전략을 마련할 수 있다.
이러한 맞춤형 전략을 통해 팬덤 플랫폼 운영자는 각 소비자 그룹의 특성에 따라 효율적인 마케팅 활동을 수행할 수 있으며, 고객 유지율 향상과 장기적 수익성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는 팬덤 플랫폼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앱 이용 패턴과 소비 행태 간의 관계를 정량적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실증적으로 규명하였다. 기존 팬덤 연구가 주로 충성도, 정체성, 사회적 참여도와 같은 정성적 요인에 집중한 반면, 본 연구는 사용 기반 세분화 및 소비자 여정 이론을 적용하여 팬덤 플랫폼 소비자의 행동 특성을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분석하였다. 특히 구매 전환 속도와 같은 새로운 변수의 도입을 통해 팬덤 소비 행동의 세부적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기여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팬덤 플랫폼 운영자와 마케팅 실무자에게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전략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사용자 행동과 소비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마케팅 전략 수립이 필수적이다. Heavy 사용자 및 Premium 구매자와 같은 핵심 고객층에게는 로열티 프로그램과 프리미엄 혜택을 제공하여 장기적 충성도를 유지해야 하며, Light 사용자 그룹에게는 첫 구매를 유도하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둘째, 팬덤 플랫폼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사용자 경험(UX)과 서비스 최적화 전략이 요구된다. 특히 Light 사용자 그룹의 구매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앱의 직관성과 개인 맞춤형 추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Heavy 사용자 그룹에게는 독점 콘텐츠 제공과 같은 특화된 서비스 혜택을 제공하여 장기적 소비를 유도할 수 있다. 셋째, 소비자 데이터 기반의 앱 최적화를 통해 각 사용자 그룹이 선호하는 기능을 중심으로 서비스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 예컨대, Casual 사용자 그룹에게는 음악 서비스와의 연계 기능을 강화하여 앱 이용의 편의성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팬덤 플랫폼 위버스를 중심으로 한 정량적 분석을 기반으로 소비자 세분화를 수행하였다. 그러나 몇 가지 한계가 존재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향후 연구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본 연구는 앱 이용 패턴과 소비 행태 간 상관성을 규명하였으나, 명확한 인과관계를 입증하지는 못하였다. 향후 연구에서는 인과 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한 추가적인 실험적 연구(예: 필드 실험, A/B 테스트 등)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둘째, 위버스는 특정 K-pop 팬덤에 집중된 플랫폼이므로 본 연구 결과를 전체 팬덤 플랫폼이나 엔터테인먼트 시장으로 일반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팬덤 플랫폼(예: 유니버스, V LIVE 등)과의 비교 연구를 통해 플랫폼 간 소비자 행태 차이를 분석하고 일반화 가능성을 높이는 연구가 필요하다. 셋째, 팬덤 소비 행태는 정량적 요인뿐만 아니라 감정적 몰입, 사회적 관계 형성, 소셜 네트워크 참여 등 정성적 요인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팬덤 소비자의 심리적 동기, 정체성 형성 과정, 팬덤 충성도 등에 대한 심층적인 정성적 연구(예: 심층 인터뷰, 질적 사례 연구)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넷째, 팬덤 플랫폼의 특성상, 콘텐츠 출시 일정, 아티스트의 활동 주기, 특정 이벤트 등에 따라 소비자 행동이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향후 연구에서는 보다 심층적인 데이터 축적을 통해, 시즌별 소비 패턴과 특정 이벤트의 영향력을 분석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향후에는 다중 콘텐츠 채널의 이용 패턴을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크로스 플랫폼 기반 팬덤 분석 체계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팬덤 소비자의 옴니채널 행동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보다 정교한 유통 전략 수립이 가능해질 것이다. 본 연구는 그 출발점으로서 위버스 중심의 플랫폼 내 행동 분석에 집중하였음을 밝힌다.